나토 참석 尹..신냉전에 중·러와 관계 관리 '과제'
기사내용 요약
尹 나토 참석, 신냉전 흐름 속 이정표
중국·러시아 관계 관리 위한 대응 필요
박근혜, 중국 전승절 참석 후 미국 반발
사드 배치, 위안부 합의 등 후폭풍 지속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참석하며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제미·일·유럽과 중·러가 대립하는 신냉전 구도가 고착화하는 양상이다. 특히 중·러가 나토의 군사적 연대 강화를 반발하고 있어 우리로선 중·러와 관계를 잘 관리해야 하는 국면에 직면했다. 한국이 향후 국제 정세에 잘 대응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에 따른 후폭풍과 같은 사례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중국이 반발할 것을 알면서도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연설에서 "새로운 경쟁과 갈등 구도가 형성되는 가운데 우리가 지켜온 보편적 가치가 부정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행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나토 순방으로 사실상 한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포위하려는 미국과 서방, 그리고 일본, 호주 등과 손을 잡은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과 서방, 인도태평양 등 민주주의 진영,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중국 등을 위시한 권위주의 진영 간 신냉전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민주주의 진영에 가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대통령실은 중국, 러시아와 각을 세우려는 게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에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윤석열 정부가 대중국, 대러시아 정책을 짜는 데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자칫하다가는 박근혜 정부 시절 중국 전승절 참석에 따른 후폭풍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윤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역대 처음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신냉전 흐름 속에서 하나의 발자취를 남겼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5년 한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했다.
중국 정부는 2015년 9월3일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와 열병식을 개최했고 박 전 대통령이 이 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한국이 중국에 치우쳐 있다'는 미국 내의 불편한 시선을 무릅쓰고 미국 우방국으로서는 유일하게 중국이 '군사굴기'(군사적으로 우뚝 일어섬)를 선언하는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중국 베이징 톈안먼 망루에 올라 중국 인민해방군 열병식을 지켜봤다.
열병식에 공개된 DF-21D와 DF-26은 괌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중거리 탄도 미사일(IRBM)이었다. 이들 미사일은 서태평양에서 활동하는 미국 항공모함을 공격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대함 탄도 미사일(ASBM)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을 통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에서 균형 외교를 실현하려 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미국이 박 전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행사에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같은 해 10월16일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중국이 (국제규범 준수에) 실패한다면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기술이라든지 미사일 방어를 통해서 우리가 함께 작전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사드 배치를 예고했다.
미국 압박에 직면한 박 전 대통령은 결국 사드 배치를 공식화했다. 아울러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미국의 의지에 따라 같은 해 연말 일본 정부와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중국이 반발했다. 중국은 박 전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으로 한국을 끌어들이려 했지만 오히려 한국은 사드를 배치하고 한미일 협력 강화의 발판이 될 수 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까지 했다. 이에 중국은 한한령 등을 통해 한국을 압박하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역대 첫 중국 전승절 참석이 이후 수년간 한국 외교에 큰 어려움을 가져다준 만큼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 이후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국과 러시아의 불만을 감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처지라면 향후 미국과의 관계 등을 통해 추후 이어질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황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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