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해파리떼에 기름값까지..엎친 데 덮친 어민들
- 남해안에 해파리떼 출현..조업 부진으로 어획량 급감
- 보름달물해파리·노무라입깃해파리 '주의 단계'
- 어업용 면세유 가격도 급등해 어민 '시름'
- 목포 근해 유자망 선박 50 척 가운데 40여 척 출항 포기
- 전남도, 면세유 가격 상승분 50% 지원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정길훈 앵커(전 보도국장)
■ 출연 : 김대영 리포터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임재길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32Xl1ttU5HQ
◇ 정길훈 앵커 (이하 정길훈): 요즘 어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바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해파리떼가 출현해 조업을 방해하고 있고요. 최근 기름값 상승으로 어업용 면세유도 큰 폭으로 올랐다고 합니다. 김대영 리포터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안녕하세요?
◆ 목포KBS 김대영 리포터 (이하 김대영): 안녕하십니까?
◇ 정길훈: 어제 목포항에 다녀왔다면서요?
◆ 김대영: 목포시 삼학도 인근에 있는 목포항에는 만선의 부푼 꿈을 안고 출항했어야 할 어선 50여척이 항구에 정박해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선주들과 선원들을 만나봤는데요. 일부 선주는 출항을 포기한 채 40톤 선박 위에 어업 활동에 필요한 그물도 싣지 않고 배를 묶어뒀고요. 또 다른 선주는 그물과 신선한 상태로 잡아 올린 고기를 보관하기 위한 스티로폼 박스를 싣기는 했지만 출항일은 언제로 정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보통 출항 준비로 그물 손질 등 북적여야 할 목포항은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습니다. 해파리 출현과 면세유 급등으로 인해 출항을 포기하는 어민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 정길훈: 현재 바다에서 조업 중인 어선의 조업 현황도 취재했다고 들었는데 어떻습니까?
◆ 김대영: 요즘 주로 민어와 오징어가 잡히는 시기입니다. 어제까지는 갈치 잡이가 이루어졌고요. 오늘부터 이달 말까지는 갈치 금어기에 들어갑니다. 목포에서 30여년간 선박을 운영하고 있는 김대권 선장은 72톤 선박을 이끌고 지난달 24일 흑산도 부근으로 출항했는데요. 김 선장의 조언 방식은 안강망입니다. 이 안강망은 긴 주머니 모양의 통그물인데요. 조류가 빠른 곳에 큰 닻으로 그물을 고정해놓고 조류 흐름에 따라 밀려드는 물고기를 잡는 방식입니다. 입구 폭은 넓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폭이 줄어드는 그물인데요. 부푼 꿈을 안고 출항한 김 선장 해파리 출연으로 조업량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합니다. 김대권 선장의 목소리 들어보시지요.
-(김대권): 그물 끝 부분에서 해파리가 차면 고기가 역수돼서 들어가지 않아요. 해파리는 차곡차곡 끝에 쌓이잖아요. 겹겹이. 그러면 고기가 나와버려요. 들어다가다 고깔모자 끝에 해파리가 차 있으니까 고기가 방향을 틀어서 나오지요. 해파리가 초창기에 시작하면 예를 들어서 하루에 작업을 세 번을 하는데 거의 한 번, 두 번밖에 못하죠. 그리고 고기 드는 양도 현저히 줄어들어요. 예를 들어 10일치면 해파리가 생기면 40~50% 사이밖에 안 되죠. 고기가. 그렇지 않아도 힘든데 더 힘들죠.
◆ 김대영: 들으신 것처럼 해파리가 그물에 들어가면 물의 흐름이 바뀌면서 그나마 잡힌 고기도 모두 그물 밖으로 빠져 나가는데요. 선원들은 그물을 올려봤자 흐물흐물한 해파리만 갑판에 쏟아져 그물을 열어 바다에 버리기 일쑤입니다.
◇ 정길훈: 김대권 선장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해파리떼가 본격적으로 출현하고 있군요.
◆ 김대영: 네. 그렇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올해 3월에서 5월 해파리 유생을 조사한 결과 득량만, 영산강 하굿둑과 목포항, 완도 인근 해역 등에 보름달 물해파리 부유 유생 개체가 다수 관찰됐다고 밝혔습니다. 전남도 수산자원과 정주 팀장입니다.
-(정주): 매년 해파리는 발생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의보가 6월 22일에 발령됐는데 고흥, 보성, 장흥을 기준으로 득량만에 보름달물해파리가 국지적으로 발생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완도 지역과 여수 그리고 목포 평화광장 인근에 지금 다수의 개체가 발생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대영: 그리고 최근에는 진도와 신안 바다에서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출현했는데요. 동중국 해상에서 지난해보다 약 2.5배 규모로 출연해 지금부터 남해 연안으로 본격 유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 정길훈: 국내 연안 바다에 출연하는 해파리 종류 어떻게 됩니까?
◆ 김대영: 특히 보름달물해파리가 주로 발생하는데요. 이 해파리는 독성은 약하지만 떼를 지어 다니며 바다 어장을 망쳐 놓습니다. 해파리는 6월부터 11월까지 본격적으로 출현했는데요. 계속해서 정주 팀장입니다.
-(정주): 출현하는 해파리는 총 7종입니다. 보름달물해파리, 노무라입깃해파리, 커튼원양해파리, 작은상자해파리 등 7종이 있는데 해파리가 크기도 다르지만 형태도 다르고 또 독성이 있는 게 있고 독성이 없는 게 있거든요. 도내 주요 출현하는 해파리는 두 가지 종류라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좁혀서 말씀드릴 수 있거든요. 노무라 입깃 해파리와 보름달물해파리입니다. 특히 보름달물해파리는 우리나라 연안에서 자생하고요. 색깔이 거의 없거나 우산이 보름달처럼 둥근 형태가 특징적입니다.
◆ 김대영: 일조량이 증가하고 바다 수온이 오를수록 해파리 성장은 더 빨라지는데요. 해파리는 보통 20cm에서 2m까지 성장합니다. 그러니까 이런 대형 해파리들이 그물에 들어가게 되면 결국 그 무게 때문에 그물이 터진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해파리가 출연하면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네 가지 위기 경보 단계가 발생하는데요. 현재는 주의 단계지만 전남도에서는 경계, 심각 단계로 상승하면 관공선이나 어선 등을 이용해 해파리 구제 사업이나 해파리 제거 작업 등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 정길훈: 해파리가 출현해서 어민들이 어려움을 겪는데 최근에는 면세유도 급등해서 어민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지요?
◆ 김대영: 네. 그렇습니다. 목포근해유자망협회에 등록된 선박은 50여척입니다. 이중 40여척이 현재 출항을 멈춘 상태입니다. 유자망어업은 동력선에 직사각형 모양 그물을 해류에 설치하고 주로 오징어를 포획할 때 이용하는 어업인데요. 오징어잡이에 나설 시기지만 어획량 감소와 면세유 급등으로 아예 조업을 포기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치솟은 기름값에 배를 탈수록 손해이기 때문인데요. 목포에서 45톤 선박을 10여년간 운영하고 있는 김영준 선주 이야기 들어보시지요.
-(김영준): 면세유가 2021년도 초반만 하더라도 10만 원에서 11~12만 원 정도 갔던 면세유가 지금 6월 30일 안으로 26만 원대 중반인데 그러면 작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 3배 가까이 오른 것이지요.
◆ 김대영: 올해 초입니다. 지난 1월 면세유 공급 가격은 한 드럼 200L 기준으로 13만 9000원대를 기록했는데요. 지난 2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현재는 26만 원대까지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오징어잡이 배 한 척, 한 달 투입되는 기름값은 1500만 원 이상입니다. 여기에 보통 선원 12~13명이 탑승하고 어구값도 30% 이상 올라 한 번 조업에 나가려면 7000만 원 이상이 있어야 조업이 가능한데요. 계속해서 김영준 선주입니다.
-(김영준): 출항하는 데 15일 기준으로 최소 50드럼에서 70드럼 정도 싣고 나가거든요. 50드럼 기준으로 봤을 때 작년으로 500만 원 초반에 면세유를 싣고 나갔는데 지금 현재는 1500만 원 이상의 기름값 내고 기름을 실어야 되는 것이지요. 선원 인건비, 면세유, 어구까지 싣고 나가게 되면 작년 기준으로 한 번 출하하는 데 6000~6500만 원 정도 들어갔는데 지금 현재는 75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실정입니다. 많이 부담되고 지금은 어획량도 줄어든 상황에서...
◆ 김대영: 여기에 생선 위판 가격은 되레 떨어져 선장과 선원들은 사실상 배가 출항하기 전까지는 출항 대신 휴업을 택했는데요. 이달 중순쯤은 출항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정길훈: 자치단체도 면세유 지원 사업 있지 않나요?
◆ 김대영: 전라남도에서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어제까지 면세유 지원 정책을 추진했는데요. 모두 80여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했습니다. 도내 2만 9000여 어업인들이 지원 대상인데요. 면세유 가격 상승분으로 50%를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해부수에서는 추가로 면세유 지원 사업을 이달부터 추진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전남도 수산자원과 정주 팀장의 이야기 들어보시지요.
-(정주): 어업용 면세유 공급 사업은 공급 현장에서 원활히 추진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일부 어업인들은 추가적인 지원을 요구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전남도에서는 어업뿐만 아니라 농업 분야까지 추가적으로 적극적으로 지원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앞으로도 빠른 시일 내에 지원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 있고요. 정부에서도 손 놓지 않고 해양수산부에서 어업용 경유에 대해서 총 239억 원 국비 지원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7월부터 바로 시행에 들어갑니다.
◆ 김대영: 사실 기름값 부담은 어민뿐만 아니라 농민들까지 기름 한 방울, 한 방울이 아쉬운 상황입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유류세 인하 조치가 들어가 기존 30%에서 37%로 확대해 연말까지 시행되는데요. 하지만 최근까지도 연일 기름값이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실정이라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입니다. 국회에서 현재 30%인 유류세 탄력 세율 범위를 50%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법률안이 제출됐는데요. 이 법률안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정길훈: 잘 들었습니다.
◆ 김대영: 고맙습니다.
◇ 정길훈: 지금까지 김대영 리포터였습니다.
정길훈 기자 (skynsky@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