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표할 수 없다면 침묵하라"..일선 경찰, 이상민 장관 지구대 방문에 반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 통제안’ 시행과 관련해 1일 서울 관내 경찰서 지구대를 방문하겠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일선 경찰의 반발이 이어졌다. 경찰은 지구대로 나선 이 장관의 행보를 두고 “행안부의 지시를 따르라는 무언의 압박”이라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를 방문할 예정이다. 전날 행안부 관계자는 “(경찰국 신설을 비롯해) 경찰제도 개선에 대한 일선 경찰의 의견을 청취하고 격려하는 소통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행안부에서는 이 장관과 자치분권실장, 대변인 등이, 경찰에서는 마포경찰서장과 홍익지구대장, 순찰팀원 등이 참석한다.
‘소통’을 앞세운 행안부와 정반대로 경찰 내부에서는 이 장관의 지구대 방문에 대한 반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이날 경찰 내부망 ‘폴넷’에는 “경찰청장의 면담도 거부하고 경찰조직을 무시했던 장관이 지구대를 찾아가서 경찰국 설치에 대한 의견을 직접 듣겠다는 것은 ‘잠자코 나의 지시를 따르라’는 무언의 압박으로 보인다”는 비판 글이 올라왔다.
이 장관의 지구대 방문 자체가 불합리하다는 게시물도 있었다. 한 일선 경찰은 “장관이 (지구대를) 방문해 의견을 청취한다면, 현장 직원들은 어떤 식이든 답변을 해야하는 상황이다”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는 뉘앙스만 풍겨도 언론은 ‘일선 경찰관들이 반대하지 않는다’고 보도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 작성자는 “반대 입장을 표하지 않을 동료는 없겠지만, 만에 하나 그럴 수 없다면 침묵하시길 바란다”는 당부를 덧붙였다.
앞선 두 게시물에는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의 면담을 거부했듯, 마포경찰서 지구대 분들도 업무를 핑계로 만남 자체를 거부하라’ ‘장관과의 면담을 거부한다고 적힌 현수막을 게시하라’는 동조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경찰 직장협의회는 이날 이 장관 면담이 이뤄지는 동안 홍익지구대 근처서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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