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지자체장 취임식 취소 잇따라..비 피해 점검

경제 위기에 간소화 기류도..일부 단체장 0시부터 일정 시작

(전국종합=연합뉴스)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민선 8기'가 개막한 1일 지자체장과 교육감의 취임식 취소가 잇따랐다.

경제 위기로 행사를 간소화하려는 기류가 확산된 데다 장맛비로 인한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하자 현장 점검 등 재난 대응 을 우선시한 데 따른 것이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날 취임식을 생략한 채 도청 재난안전상황실을 찾아 호우피해 상황을 점검하는 것으로 첫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애초 김 지사는 오전에 경기도청 대상당에서 타운홀 미팅 형식의 취임식(맞손 신고식)을 할 계획이었으나 집중호우로 취임식을 취소했다.

대신 그는 현충원 참배 뒤 청사 2층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피해 및 복구상황을 보고받고서 5층 집무실에서 간부들이 보는 가운데 취임 선서를 했다.

기초 자치단체인 남양주, 파주, 수원, 김포 등 경기지역 대부분 시장·군수들도 예정된 취임식을 취소하고 재난 상황 업무에 집중했다.

주광덕 남양주시장은 "재난 상황 대비를 위해 부득이하게 취임식을 취소하게 됐다"며 취임에 따른 인사말은 온라인 취임사로 대신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현충탑을 참배한 뒤 재난상황실을 찾아 상황을 보고 받고 재난 현장을 점검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고등동 다세대 주택 옹벽 붕괴 현장을 둘러보고서 현충탑을 참배한 뒤 시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했다.

고등동 다세대주택에서는 지난달 30일 오전 옹벽이 붕괴돼 주민 24명이 대피했다.

김병수 김포시장도 "시민 안전이 우선"이라며 장기동 한강중앙공원에서 할 예정이던 취임식을 취소하고 재난 현장을 점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종로구 혜화동 폭우피해 현장 등을 찾았으며 오전 10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 예정이던 취임식 대신에 온라인으로 취임사를 발표했다.

세번째 임기를 맞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이날 오전 일정을 취소하고 집중호우로 통학로에 땅꺼짐 현상이 발생한 학교를 방문했다. 역시 애초의 일정을 취소하고 취임식을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의 일부 단체장들도 취임 첫날 민생현장부터 찾았다.

원강수 강원 원주시장은 이날 0시 1천56대의 폐쇄회로(CC)TV가 있는 도시정보센터 관제실을 방문해 임기를 시작했다.

원 시장은 "시민의 밤길이 무섭지 않도록 도시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도 원주시의 책임"이라며 "공약을 더욱 잘 실행하기 위해 도시정보센터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김진홍 부산 동구청장도 취임식에 앞서 이날 0시에 첫 일정을 시작했다.

김 구청장은 2020년 폭우로 시민들이 숨진 초량 제1지하차도를 찾아 안전점검을 한 데 이어 오전 6시 범일동 부산은행∼KT 구간 거리 청소를 하며 환경관리원을 격려하고 주민들과 만났다.

최명서 강원 영월군수는 시가지 청소로 민선 8기 업무를 시작했다.

최 군수는 영월문화예술회관에서 간소하게 개최된 '군정 출범식'에 앞서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시가지 청소를 했다.

최재구 충남 예산군수도 예산시장에 나와 직원들과 거리를 청소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는 취임식을 취소하고 대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하의도 생가를 방문한 데 이어 대야도를 찾아 가뭄 현장을 둘러봤다.

신안군은 지난 겨울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생활용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곳이다.

김부영 경남 창녕군수는 오전 9시 30분 군청 대회의실에서 외부 초청인사 없이 직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간소하게 취임식을 열고서 첫 외부 일정으로 창녕농협 공판장을 찾아 지역 대표 농산물인 마늘 초배식 현장을 둘러보고 지역 농민들과 만났다.

홍태용 경남 김해시장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김해시 투자유치자문단 구성·운영계획'을 1호로 결재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오전 10시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시와 산하 공기업 직원 300여명만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하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취임식은 어려운 사회·경제 상황을 고려해 박 시장의 뜻에 따라 외부 인사 초청 없이 조촐하게 치렀다고 한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세종시 출범 10주년 기념행사와 취임식을 통합해 치렀다.

일부 교육감은 학생들과 만남으로 업무를 시작하기도 했다.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은 이날 교육청으로 출근하지 않고 청주 샛별초등학교 앞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만나며 '미래가 밝은 충북교육'을 약속했다.

이밖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취임식을 하고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대구를 건설하고 대한민국 3대 도시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철우 경북지사 역시 도청 동락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지방시대를 주도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의 취임식은 유 시장의 제1공약인 '제물포 르네상스'를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오후 7시 인천항 내항 1·8부두 상상플랫폼 앞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공연 방식으로 열릴 예정이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오후 2시 30분 남양주체육문화센터에서 학생 공연, 학생과의 대화를 위주로 구성된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민영규, 우영식, 김경태, 고성식, 이덕기, 이재현, 윤보람, 김지연, 윤태현, 조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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