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코로나 확산 책임 南 전단 탓..리선권 통전부장 첫 '작품'?

접경지역 강원도 금강군 이포리 첫 발생
"군인과 유치원생, 색다른 물건과 접촉"
"풍선에 매달린 색다른 물건 엄격 처리"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코로나19 유입경로 조사결과 강원도 금강군 이포리지역에서 군인과 유치원생이 접촉한 대북전단을 의미하는 ‘색다른 물건’이 감염원인이었다고 주장했다. 남측 민간단체가 지난 4월 대형 풍선을 이용해 윤석열 대통령의 사진과 ‘검사가 수령이 된 위대한 나라 대한민국 12번째 대통령 윤석열!’ 문구를 매달아 날려보내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과 확산의 책임을 남측에 떠넘겼다.

향후 북한이 이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며 공세적인 대남 전술을 펼칠 것이란 관측이 뒤따른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전날 유입경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면서 “4월 중순경 강원도 금강군 이포리 지역에서 수도로 올라오던 여러 명의 인원들 중에서 발열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 속에서 유열자들이 급증했고 이포리 지역에서 처음으로 집단적으로 발생한 문제가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금강군 이포리는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과 양구군 해안면과 접한 남북 접경지역이다.

통신은 “4월 중순까지 이 지역을 제외한 전국의 모든 지역과 단위들에서 나타난 유열자들은 기타 질병이 발열원인이 됐으며 집단유열자가 발생한 사례는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이에 따라 금강군 이포리가 악성 전염병의 최초발생지역이라는 과학적인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이어 “4월초 이포리에서 군인 김모(18)와 유치원생 위모(5)가 병영과 주민지 주변 야산에서 색다른 물건과 접촉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이들에게서 악성 바이러스 감염증의 초기 증상으로 볼 수 있는 임상적 특징들이 나타났고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항체검사에서도 양성으로 판정”됐다고 설명했다.

또 “조사위원회는 유열자들에게서 나타난 임상적 특징과 역학고리, 항체검사결과에 따라 금강군 이포리 지역에 처음으로 악성 바이러스가 유입됐다는 것과 그 원인을 과학적으로, 최종적으로 확증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조사에 국가과학원 생물공학분원, 생물공학연구소, 비루스(바이러스)연구소, 의학연구원, 국가보위성, 사회안전성, 중앙검찰소를 비롯한 해당 단위의 능력 있는 일꾼과 전문가들이 망라됐다고 강조했다.

또 전국적 범위에서 유입경로와 관련한 가능성과 가설을 설정하고 세밀한 역학조사와 과학적·수사학적 조사를 추진했다면서 유입경로 요인을 다각적·해부학적·전면적으로 조사 분석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통신은 금강군 이포리로 유입된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전파된 경위도 파악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와 관련 “국가비상방역심의위원회에서는 조사위원회가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BA.2’의 유입경로를 해명한 정형을 종합분석하고 수사학적으로, 과학기술적으로 정확히 해명됐다고 평가”했다며 “그 결과를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내각에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악성 바이러스의 유입경위가 확증된 데 따라 분계연선지역과 국경지역들에서 바람을 비롯한 기상현상과 풍선에 매달려 날아든 색다른 물건들을 각성 있게 대하고 출처를 철저히 해명하라고 지시했다”며 “발견 즉시 통보하는 전인민적인 감시체계, 신고체계를 강화하고 비상방역대들에서 엄격히 수거, 처리하는 등 방역학적 대책들을 더욱 강화할 데 대한 비상지시를 발령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유입과 확산의 근원을 남측 민간단체가 대형풍선에 매달아 날려보내는 대북전단으로 규정하면서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전가함으로써 ‘코로나 리더십’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며 “남북관계와 분단을 정세에 활용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라고 진단했다.

홍 실장은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통치 및 국정운영 차원에서 대응하고 활용하는 것”이라면서 “남쪽에서 유입 가능성을 제기함으로써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의료적 사태를 남북 간 정치적 문제로 전환하고 지도자 책임론에서 벗어나려는 정치적인 수”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이번 코로나19 유입경로 조사결과 발표가 최근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새로 임명된 리선권 당 통일전선부장의 ‘작품’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 홍 실장은 “리선권이 당 통일전선부장으로 이동 후 발표됐다는 점에서 그의 개입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이를 빌미로 향후 남북합의에 대한 파기 행동, 대남 공세적 비난 담화 등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리선권은 과거 평양을 방문한 남측 기업 총수들을 향해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발언해 비난받았으며 대남 강경파로 분류되기도 한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