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미지급 칼빼든 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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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여부 판단을 위해 의학적 소견을 묻는 '의료자문' 절차에 대해 들여다보기로 했다.
보험사들이 의료자문을 거치며 이를 오히려 보험금 부지급 및 지급지연에 악용하고 있다는 소비자 지적에 따라 현황 파악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의료자문은 보험사가 내부 심사로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울 때 전문가에게 의학적 소견을 구하는 절차다.
일부 보험가입자들은 '의료자문'이 보험사 부지급을 위한 절차로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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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여부 판단을 위해 의학적 소견을 묻는 ‘의료자문’ 절차에 대해 들여다보기로 했다. 보험사들이 의료자문을 거치며 이를 오히려 보험금 부지급 및 지급지연에 악용하고 있다는 소비자 지적에 따라 현황 파악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30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의료자문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원장은 “최근 실손의료보험 관련 의료자문 및 부지급 증가 등으로 소비자의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며 “의료자문 풀(Pool)에 대한 공정성 확보 등 보험금 지급심사 과정에 대한 소비자 보호를 위한 당면 현안도 계속 살펴봐 달라”고 했다.
간담회 직후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의료자문 표준내부통제기준 관련 자료를 받아 개선할 점이 없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지난해 8월 1일부터 의료자문 표준내부통제기준을 시행하고 있다. 보험사가 보험금 산정을 위해 진행한 외부 의료자문에 대해 이의가 있는 가입자가 제3의 의료기관에 재자문 의뢰를 할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인데, 사실상 이 기준도 문제가 있다고 본것이다.
의료자문은 보험사가 내부 심사로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울 때 전문가에게 의학적 소견을 구하는 절차다. 일부 보험가입자들은 ‘의료자문’이 보험사 부지급을 위한 절차로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손해보험사들의 의료자문을 통한 부지급 건수는 크게 늘어났다. 지난 2020년 하반기 기준으로 436건이던 의료자문 부지급 건수는 2021년 하반기 1036건이 됐다. 보험금을 못받게 됐다는 민원이 크게 늘어나자 금감원은 보험업계에 ‘의료자문 남용’을 자제를 권고하기도 했다.
생보·손보협회는 ‘대한정형학회’와의 협약으로 학회 소속 의료진을 의료자문단 풀로 구성했다. 협회에 의료자문을 신청한 보험사들은 풀단의 의사들과 연계되는 식이다. 하지만 협회에서 운영하는 풀을 통한 의료자문 건수는 많지 않다. 생보사를 예로 들면, 지난 한해 의료자문 건수는 1만6000건으로 이중 협회의 풀을 통한 것이 6% 정도다. 풀에 참여하는 단체가 대한정형학회 뿐인 것도 풀을 통한 의료자문건수가 낮은 주된 이유다.
이복현 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의료자문 공정석’ 확보를 위해 “대한의사협회나 보험협회 등이 같이 고민해 보험 계약자들이 믿을 수 있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의료자문 풀(Pool)을 만드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가 이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협회가 백내장 등이 문제가 되면서 안과의사 등을 의료자문단에 포함시키려고 시도 했지만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숙원인 실손보험간소화도 의료계의 반대로 14년째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의료계의 입김을 받는 보건복지부 역시 실손보험간소화에 부정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의료계 설득과 관련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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