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97세대의 正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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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대'를 검색하면 인터넷 백과사전 등에서 명확한 답이 나온다.
그러나 97세대가 결속해 정치를 주도하지는 못하고 86세대를 따라왔다.
민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이재명 의원에 맞서 강병원·박용진·강훈식·박주민 등 97세대가 잇달아 도전장을 내고 있다.
97세대가 20년간 진보 정치를 독점했던 86세대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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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86세대’를 검색하면 인터넷 백과사전 등에서 명확한 답이 나온다.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니며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던 세대다. 때로는 의미가 확장돼서 학생운동을 하지 않았어도 가치를 공유하는 1960년대생 전체를 지칭하기도 한다. 그러나 ‘97세대’를 검색하면 체계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단편적으로 97이 들어간 문장들만 나열된다. 97은 86만큼 체계적으로 정의된 집단이 아니라는 뜻이다. 1970년대에 태어나 1990년대에 대학을 다닌 세대에 대한 연구는 조합과 끼워 맞추기가 필요하다.
1991년 캐나다 작가 더글러스 커플랜드가 소설 ‘X세대’를 발표했는데, 1965년부터 1980년에 태어난 세대를 일컬었다. X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뜻이다. 한국에서는 015B의 노래 제목을 딴 ‘신인류’라는 용어도 사용됐다. 1998년 미국 작가 돈 탭스콧은 ‘디지털의 부상: N세대의 등장’이란 책을 발간했는데, 1976∼1979년에 태어나 최초로 인터넷에 익숙해진 세대를 조명했다.
한국의 97세대는 10대 후반에서 20대까지 일어났던 국내외 사건들로부터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1988 서울올림픽 개최,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창립, 1994·1995년 성수대교·삼풍아파트 붕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및 최초의 여야 정권 교체,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 및 노무현 대통령 당선 등이다. 정치적으로, 97세대는 민주화 이후 성인이 됐기 때문에 사회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성취에 관심을 집중했다. 해외 유학도 97세대부터 폭발적으로 늘었다. 경제적으로는, 이전 세대에 비해 풍요로운 성장기를 보내며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를 경험했다. 1991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한 이후 대중문화가 폭발적으로 성장해 현재의 K-컬처로 이어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최근 선거에서 97세대인 40대는 더불어민주당 지지 성향을 보였다. 그러나 97세대가 결속해 정치를 주도하지는 못하고 86세대를 따라왔다. 민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이재명 의원에 맞서 강병원·박용진·강훈식·박주민 등 97세대가 잇달아 도전장을 내고 있다. 97세대가 20년간 진보 정치를 독점했던 86세대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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