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겨냥한 강병원 "의원들 의견 거부하면 리더십 쓸 수 있겠나"

김동환 2022. 7. 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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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재선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으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 포문을 연 강병원 의원은 1일 "재선 의원들이 젊은 세대들에게 혁신과 통합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자고 했다"며 지난 대통령 선거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의 뒤를 잇는 또 다른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이라는 표현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강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더미래라고 하는 우리 큰 의원 모임에서도 이런 얘기가 나왔고, 초선 의원들도 뜻을 모아 워크숍에서 다수 의원들이 이런 의견을 밝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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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출마 포문 연 강병원, 라디오에서 "지도자 되려는 분들은 의원들 얘기 경청해야"
사실상 '어대명' 겨냥한 것으로 해석.."사령관과 장수가 전쟁 패배 책임지는 게 맞지 않나"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왼쪽)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강병원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재선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으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 포문을 연 강병원 의원은 1일 “재선 의원들이 젊은 세대들에게 혁신과 통합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자고 했다”며 지난 대통령 선거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의 뒤를 잇는 또 다른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이라는 표현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강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더미래라고 하는 우리 큰 의원 모임에서도 이런 얘기가 나왔고, 초선 의원들도 뜻을 모아 워크숍에서 다수 의원들이 이런 의견을 밝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의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분들은 많은 의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대표가 되겠다는 분들이 많은 의원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거부하는데, 만약 당대표가 된다고 한들 리더십을 쓸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최근 워크숍 등에서까지도 일부 의원 사이에서 거듭 제기된 ‘이재명 불출마’ 촉구에 당사자인 이재명 의원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강 의원은 비슷한 맥락에서 “전쟁 패배는 사령관과 장수가 책임지는 게 맞지 않느냐”며, “새로운 세대교체 주장은 대선·지선 패배뿐만 아니라 민주당이 오랫동안 오면서 가져온 태도에서의 심각한 문제점들, 문재인 정부 5년에서 실책들에 대해 다 함께 반성하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거기에서 책임 있는 사람들이 또 나와서 ‘내가 당을 바꾸겠다’ 그러면 국민에게 신뢰가 가겠느냐”며 “오히려 그런 분들이 물러나 줄 때부터 국민들이 ‘저 당이 변하려고 하는구나’, ‘정말 책임 있는 사람들이 성찰하는구나’ (라고 생각할 것)”라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기회를 젊은 세대들에게 열어줌으로써 우리 당의 변화와 혁신이 시작된다”고 부연했다.

강 의원은 “우리 당이 유능한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어떤 정책적인 부분에서 힘을 싣고 국민에게 제시해야 할지, 그리고 정치 개혁과 새로운 인물들이 우리 당의 정치인으로 등장하기 위한 혁신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당이 어떤 점을 평가하고 반성해야 할지 또 어떤 면에서 국민의 신뢰를 잃었는지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조만간 밝히겠다고 언급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차기 당권을 놓고 이재명 의원과 ‘97그룹’의 대립 전선이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강 의원에 이어 박용진·강훈식 의원도 출마 공식화로 당권 경쟁에 뛰어들어 재선 97그룹 ‘양강 양박’(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4명 중 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남은 박주민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말씀을 들으며 고민하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빨리 출마의 가부를 결정하겠다.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97기수론’은 6·1 전국동시지방선거 참패 후 당내 세대교체론과 맞물려 잠시 힘을 받았지만, 정작 후보군에 속한 주자들이 침묵하면서 ‘찻잔 속 태풍’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하지만 이후 친문 유력 주자인 전해철·홍영표 의원,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대표주자인 이인영 의원 등 고참 중진들이 잇따라 출마 의사를 접으면서 97그룹에 자연스럽게 길을 터 준 분위기가 형성됐다. 특히 이인영 의원은 최근 ‘양강 양박’ 의원들을 따로 불러 당권 도전 결단을 재촉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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