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에도 핵심지 랜드마크 주상복합은 신고가 행진

강남·목동 등 올들어 수억원 ↑
판상형 아파트 대비 저평가 부각
재건축 불가·비싼 관리비도 무색
전문가 "철골구조물 수명 반영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경. [연합]

서울의 주요 핵심지 대형면적 주상복합 아파트가 주택 거래절벽 시기에도 꿋꿋하게 신고가를 경신하며 거래되고 있다. 인근의 같은 면적 판상형 아파트에 비해 가격적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한 매수자들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1일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용적률 632% 짜리 목동 ‘목동트라팰리스이스턴에비뉴’ 128㎡(전용면적)는 지난달 9일 28억원(19층)에 신고가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23억원(20년 10월) 대비 5억원 상승했다. 비슷한 면적의 목동9단지 140㎡가 지난해 12월 일찍이 28억원(5층)에 거래된 가격과 갭메우기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용적률 414%짜리 광진구 ‘자양동 더샵스타시티’ 178㎡도 지난 5월31일 32억원(32층)에 역대 최고가로 거래됐다. 작년 5월의 26억1000만원(27층)에서 단번에 6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아파트가 거의 없다시피 한 자양동에서 20억원 이상 금액으로 거래된 아파트는 더샵스타시티와 ‘이튼타워리버5차’ 122㎡에 불과하다.

주상복합의 원조이자 대표격인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용적률 919%) 175㎡도 지난 5월 19일 48억원(29층)에 신고가 거래됐다. 작년 4월 39억5000만원(26층)에 거대된 후 1년 만에 9억원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다만 이는 인근의 판상형 아파트인‘ 도곡렉슬아파트’ 177㎡의 지난 4월 20일 거래가격인 58억원(7층)에 비해 여전히 10억원이 싸다. 시장에서 같은 면적이라도 주상복합 아파트가 판상형 아파트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통상 주상복합 아파트의 용적률은 300% 이내의 판상형에 비해 2배~3배이므로 1가구당 대지지분이 현저히 작아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재건축 자체가 쉽지 않아 사실상 리모델링 의 선택지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 주상복합을 매입하면 평생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곤 한다.

또 관리비가 비싸다는 등의 이유로 선호도가 판상형에 비해 떨어져왔다. 하지만 오히려 최근 이런 갭을 매우며 서울 핵심지에서 대단지 판상형에 비해 저평가된 대형평수 주상복합을 매수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1세대 고급 주상복합의 경우 재건축 약점도 극복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관은 커튼월룩으로 지어져 일반 콘크리트 아파트처럼 노후화가 눈에 띄지 않고 비싼 관리비를 받는만큼 내부도 관리가 잘 된다”며 “게다가 이론상 철골구조로 지어진 건물의 수명은 반영구적이라고까지 하기 때문에 큰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경 기자

th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