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투자' 손실 변제금 제외.."한탕주의 야기" vs "현재 가치 반영해야"

2022. 7. 1. 10:2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실종 한 달 만에 전남 완도 앞바다에서 발견된 조유나(11) 양 일가족이 암호화폐인 '루나 코인'을 구매·검색한 정황이 파악되면서 투자 실패가 이들을 비극으로 몰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1일부터 서울회생법원은 주식 또는 가상화폐 투자 실패를 겪은 채무자들의 지원하기 위해 개인회생 변제금 산정 시 손실금을 원칙적으로는 고려하지 않는 실무 준칙을 시행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회생법원, '코인 등 손실' 변제금 제외
1일부터 '투자실패 채무자 지원책' 시행
"현재 가치 중심으로 청산 가치 보장 개념"
'루나 코인' 폭락 등 투자실패자 파산 지원
"위험성 알고서 한 투자, 책임져야" 우려도
전문가 "세금으로 돈 갚아주는 개념은 아냐"
지난달 29일 오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인근 방파제에서 경찰이 10m 바닷속에 잠겨있는 조유나 양 가족의 차량을 인양하고 있다. 경찰은 실종된 조양의 가족과 차량을 찾기 위해 수중 수색하다 전날 가두리양식장 아래에 잠겨있는 차량을 발견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실종 한 달 만에 전남 완도 앞바다에서 발견된 조유나(11) 양 일가족이 암호화폐인 ‘루나 코인’을 구매·검색한 정황이 파악되면서 투자 실패가 이들을 비극으로 몰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인한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개인의 선택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일부터 서울회생법원은 주식 또는 가상화폐 투자 실패를 겪은 채무자들의 지원하기 위해 개인회생 변제금 산정 시 손실금을 원칙적으로는 고려하지 않는 실무 준칙을 시행한다. 해당 실무 준칙은 20~30대 청년층의 가상화폐 투자로 인한 빚 부담과 개인회생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적 파탄과 도산 신청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마련됐다.

예를 들어 5000만원을 주고 산 코인이 폭락해 현재 가치가 1000만원이 된 채무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할 경우, 손실액을 제외한 1000만원이 채무자의 변제액으로 인정되는 셈이다. 단 채무자가 투자 실패를 가장해 재산을 숨긴 사실이 발견되면 투자 손실금은 청산 가치로 산정된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개인 회생에는 채무자의 총변제액이 채무자가 가진 재산의 가치보다 최소한 같거나 커야 한다는, ‘청산 가치 보장의 원칙’이 있다”며 “코인이 폭락했을 때 최초 투자액을 기준으로 보는 게 아니라 현재 시점의 가치를 중심으로 이 청산 가치를 인정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1일부터 시행되는 서울회생법원의 ‘주식 또는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의 처리에 관한 실무준칙’. [서울회생법원 제공]

이득을 노린 무리한 투자 실패를 빚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에 대해 도덕적 해이 우려가 나온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30대 직장인 박모 씨는 “초고수익의 다른 말은 초고리스크”라며 “(투자 실패 비극으로 추정되는) 조양 가족 일은 마음 아프지만 국가가 부모와 무관한 보육제도를 갖췄다면 아이는 살았을 것이라 생각해 별개 문제로 본다”고 말했다. 세 자녀를 키우는 40대 공무원 이모 씨도 “무리한 투자로 수익을 얻었을 때는 사회랑 나누는 게 아니지 않냐”며 “사람이 살면서 실수할 순 있지만 이런 지원이 또 한탕주의식 투자에 나설 용기를 주진 않을까 염려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가상자산이 현금이 아니기 때문에 폭락한 현재 가치 반영이 합리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서울 거주 대학생 김모(23) 씨는 “주식·코인 폭락 시 실제 수중에 있는 돈이 아닌데도 이 자산에 대한 원래 투자금 기준으로 변제금이 산정되는 건 잔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면서 “가치가 떨어졌다면 떨어진 대로 반영해 주는 게 채무자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상황을 바꿀 기회가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이런 지원책이 사회 질서를 해칠 수준은 아니며 사회 전체적으로 경제 순환에 보탬이 되는 제도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백주선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정책이사는 “개인회생은 세금으로 돈을 갚아주는 개념은 아니다”면서 “부동산 등의 시세를 변제금에 반영하는 것처럼 (이번 준칙은) 주식·가상화폐도 현금화했을 때 딱 그 금액을 기준으로 갚게 한다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은행 등 금융 회사들에 피해가 가지 않느냐는 우려에 대해 백 이사는 “대출기관들은 상환 능력을 평가한 상태에서 대출하고 상환 안 될 경우를 대비해 충당금을 마련하는 등 시스템을 지킬 건전성이 있다”면서 “파산·회생제도는 한계 상황의 시민을 사회로 복귀시키는, 경제 선순환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hop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