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즈버그, 브라이어처럼 했다면.." 美 민주, 뒤늦은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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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의 스티븐 브라이어(84) 대법관이 정식으로 은퇴한 6월30일(현지시간) 빌 클린턴(76) 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성명이 눈길을 끌었다.
브라이어 전 대법관은 1994년 당시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최고법원 구성원으로 발탁됐고 약 28년간 재직한 뒤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모든 미국인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대법원의 책임에 그 누구보다 충실했던 브라이어 대법관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앞으로도 그가 많이 그리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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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즈버그와 달리 브라이어는 '용퇴' 결단해
"트럼프 발탁한 대법관 3명이 사법부 지배"
◆클린턴 임명한 대법관 2명 다 ‘역사 속으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모든 미국인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대법원의 책임에 그 누구보다 충실했던 브라이어 대법관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앞으로도 그가 많이 그리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그 후임자로 뚜렷한 진보 성향의 커탄지 잭슨 브라운(52) 대법관을 임명한 것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바이든 대통령도 민주당 소속이다.
이로써 미 연방대법원은 조지 H W 부시(아버지)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1명, 조지 W 부시(아들)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2명,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2명,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3명, 그리고 현 바이든 행정부 들어 임명된 1명 등 9명으로 진용이 짜여졌다. 공화당 대통령에 의해 발탁된 이가 6명이고 이들 모두 보수 성향이란 점에서 보수 6 대 진보 3의 구도는 한동안 변함없이 유지될 전망이다.
최근 보수 절대우위 구도의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를 대폭 제한하는 내용의 판결을 내리면서 미국의 민주당 등 진보 진영 사이에선 긴즈버그 전 대법관의 선택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이가 많다. 1993년 취임 당시 이미 60세로 나이가 많은 편이었던 긴즈버그 전 대법관은 오바마 행정부(2009∼2017) 내내 조기 은퇴 요구를 받았다. 민주당 대통령이 있을 때 물러나야 그 후임으로 젊은 진보 성향 법조인이 새로 대법원에 입성해 꽤 오랫동안 진보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으리란 판단에서다. 하지만 긴즈버그 전 대법관은 “나는 아직 건강하고 재판을 할 수 있다”며 줄곧 거부했다.
결국 그는 87세이던 2020년 9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기민하게 움직였다. 현직 대법관이 타계하면 일정한 애도 기간을 갖는 관행도 무시한 채 보수 성향인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임명을 밀어붙였다. 민주당 집권기에 임명된 진보 대법관의 자리가 공화당 대통령이 지명한 보수 대법관한테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보수 6 대 진보 3의 보수 절대구위 구도로 재편된 대법원은 여성의 낙태권을 헌법적 권리로 확립한 1973년의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례를 거의 50년 만에 뒤집었다. 진보 진영에선 “딱 4년 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이 무려 3명의 대법관을 임명했고, 그들이 요즘 대법원을 주도하고 있다”며 “대법관 인선은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인데, 역대 민주당 대통령들은 그에 관해 너무 소홀했던 아닌가”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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