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홍콩 방문.."일국양제 유지시 홍콩 미래 밝을 것"(종합)
1일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 참석차 복귀 예정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정윤미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주권반환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893일 만에 중국 본토를 떠난 가운데 그는 연설에서 일국양제(一國兩制·1국 2체제)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약속을 재확인했다.
이번 행사는 홍콩이 1997년 반환 당시 중국과 영국이 맺은 홍콩반환협정에 따라 오는 2024년까지 중국의 일국양제 하에 외교·국방을 제외하고 기존 자유·자본주의 체제와 고도의 자치를 유지한다는 50년 약속의 중간지점에서 열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30일(현지시간) 홍콩 방문 1일차 행사에서 약 3분30초간 연설을 진행하면서 "비 바람이 몰아친 뒤, 홍콩은 '욕화중생'이 돼 강한 생명력으로 떠올랐다"며 "이런 사실들은 일국양제가 위대한 생명력을 갖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욕화중생'은 '불 속의 고통을 견디고 새로 태어난다'는 의미다. 시 주석이 이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에는 중국 경제에 대해 '봉화열반 욕화중생(鳳凰涅槃 浴火重生)'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일국양제'에 대한 중국의 약속을 강조하면서 "우리가 일국양제를 확고히 유지하는 한 홍콩의 미래는 분명 더 밝을 것이다. 홍콩은 확실히 중국의 부흥에 새롭고 더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홍콩에 온 지도 벌써 5년이 지났다. 나는 그 5년 동안 홍콩을 주목하면서 한편으로는 걱정하기도 했다. 홍콩은 한동안 준엄한 시련을 겪었으며 위험한 도전을 이겨냈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 주석의 홍콩 방문은 지난 2017년 7월 홍콩반환 20주년 기념식 참석 후 5년만이다. 아울러 시 주석은 2020년 1월18일 미얀마 이후 893일 만에 본토를 떠났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공산당 역시 홍콩반환 25주년 기념 성명을 통해 "우리는 홍콩 동포들을 신뢰한다. 중앙정부와 홍콩 정부가 국민들에 대한 이러한 신뢰를 공유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국민을 믿지 않고 법으로 사회의 통제를 강화하고 서로를 감시하도록 장려할 경우 상호 불신만 심화시킬 것이다. 평화와 침묵은 피상적인 것일 뿐 분쟁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30일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정·재계 인사 등과 만나 홍콩과학공원을 시찰한 뒤 퇴임하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만찬을 진행했다. 일정을 마무리한 시 주석은 홍콩에 숙박하지 않고 중국 광둥성 선전으로 돌아갔는데, 그는 1일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홍콩에 돌아올 예정이다.
SCMP는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중국 공산당이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탄압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에 대한 위력을 과시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1일 진행된 홍콩 반환 기념식 행사에서 존 리 신임 행정장관은 빅토리아 항에서 중국 오성홍기 게양식과 함께 중국 국가가 울려퍼지는 것을 지켜봤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 불참했다고 SCMP는 전했다.
홍콩 시민들은 전통적으로 매년 반환일에 맞춰 수만명이 거리로 나와 평화시위를 열었으나 최근 몇년간 코로나19 방역과 2020년 제정된 국가보안법에 따른 단속 강화로 거리시위는 자취를 감췄다.
홍콩보안법은 홍콩 내 반(反)정부 활동을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은 외국 세력과의 결탁,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하는 기관을 수립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홍콩보안법은 되레 홍콩 자치권, 시민권과 언론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여기에 홍콩 당국은 1일 기념행사에 맞춰 일주일간 최고위급 정부 인사를 비롯해 행사진행 요원, 경비·보안 인력 등 최소 1000여명을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폐쇄루프' 안에서 격리 생활을 하도록 했다.
폐쇄루프에 들어가는 모든 사람은 외부인과 사회적 접촉을 제한하고 매일 유전자증폭(PCR)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하며 지정 격리 호텔에서 투숙해야한다.
이밖에도 당국은 시 주석 방문 관련 언론 보도를 엄격 제한하고 기념식 행사 취재도 불허했다.
중국 홍콩마카오학회 산하 반관영 싱크탱크인 라우 슈카이 부회장은 시 주석의 일국양제 메시지의 핵심은 "시 주석이 홍콩 시민에 대한 관심과 우려를 표명한 것은 중국 정부가 홍콩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계속 도움을 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홍콩 대표인 예궈첸도 "시 주석이 일국양제를 최소 50년간 시행하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홍콩을 방문한 것은 중앙 정부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홍콩 시립대 중국정치학과 조교수인 동슈리우는 "시 주석이 홍콩에 방문하는 핵심 이유는 홍콩이 안정되고 있으며 정치 질서가 회복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에 전했다.
한편, 홍콩 민주화 사태 당시 경찰 조직 최고 수장인 보안국장으로 지내던 존 리가 1일 행정장관으로 취임하면서 홍콩 정부는 중국 공산당과 보다 노골적으로 결탁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홍콩 내에서는 일국양제에 대한 불신이 사상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홍콩 여론 연구소에 따르면 일국양제에 대한 홍콩 대중의 신뢰도는 2020년 기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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