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배지부터 우크라룩까지'..첫 해외순방 김건희 '패션 외교'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해 3박 5일 동안 ‘영부인 외교’ 데뷔전을 치렀다. 각국 정상의 배우자들과 적극 소통하는 것은 물론, TPO(시간·장소·상황)에 맞게 의상을 잘 활용하면서 김 여사의 패션과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외교무대에서 영부인의 품격있는 매너와 패션을 통한 ‘이미지 정치’는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순방에서 김 여사는 전반적으로 우아하고 품위가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시 상황을 염두한 화이트 색상 칵테일 드레스와 우크라 국기를 연상시키는 옐로우·블루 투피스, 한복 스타일의 초록 치마와 블랙 클러치 등 5가지 색상 내에서 절제되고 조화롭게 구성한 패션 스타일을 높이 샀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동행하면서도 패션·미술·환경 등을 주제로 단독 일정을 소화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지난 27일(현지 시각) 오후 9시30분께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통해 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어 배우자인 김 여사의 손을 잡은 채 트랩을 천천히 내려왔다.
김 여사는 흰색 긴팔 원피스를 입었는데, 왼쪽 옷깃에는 태극기 모양의 작은 배지를 달았다. 김 여사는 스페인 순방 내내 의상을 여러 차례 갈아입으면서도 항상 상의 옷깃에 태극기 배지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제시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옷차림으로 보여주면서 영부인으로서 ‘패션 외교’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여사는 이튿날 첫 해외 단독 일정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보였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주스페인한국문화원에서 ‘전통이 새로움을 입다’라는 주제로 열린 김아영 디자이너의 전시회를 방문한 후 공예품 제작 문화체험, 한글학당을 찾아 설명을 들었다.
같은 날 밤 윤 대통령 부부는 스페인 국왕인 펠리페 6세가 주최한 환영 갈라 만찬에 참석했다. 김 여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 프랑스 대통령 영부인 브리짓 마크롱 여사 등과 만나 환담을 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동갑인 레티시아 스페인 왕비와도 만나 한국의 패션과 뷰티에 대한 대화를 이어갔다.
김 여사는 흰색 드레스에 흰 장갑을 착용했고 손에는 검은 지갑을 들었다. 김 여사는 격식이 있는 의상에도 태극기 배지를 달았다. 이에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제가 늘 주장한 게 영부인의 패션은 국격이라는 것”이라며 “사진상으로 볼 때 김 여사가 아주 멋있더라”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여사는 29일 참가국 정상 배우자들과 문화예술을 접점으로 친교를 다졌다. 스페인 왕실이 주관한 배우자 프로그램에 따라 마드리드 북서쪽에 자리한 산 일데폰소 궁과 인근 왕립 유리공장, 소피아 왕비 국립미술관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날 오후에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관인 소피아 왕비 국립미술관을 방문했다. 배우자 프로그램 종료 이후엔 ‘에콜프’라는 이름의 친환경 업사이클링 업체를 방문, 친환경 소재로 만든 의상을 살펴보고 업체 관계자와 간담회도 진행했다.
이후 김 여사는 마드리드 시내 호텔에서 열린 재외동포 만찬간담회 일정에 윤 대통령과 함께 배석했다. 올림머리에 검은색 재킷, 새틴 재질의 짙은 초록색 한복 스타일 치마 차림을 한 모습이었다. 이날도 태극기 배지를 착용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마지막날인 30일(현지 시각)에는 마드리드 마라비야스 시장 내 한국 식료품점을 찾았다. 33년째 마드리드에 살며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교포 부부를 만난 기미 여사는 “부모님과 같은 1세대 동포들의 노력이 한국과 스페인의 끈끈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여사는 노란색 블라우스에 하늘색 치마를 입었데,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이뤄진 우크라이나 국기를 연상케했다. 전날 김 여사는 질 바이든 여사와의 환담에서 바이든 여사가 지난달 루마니아와 슬로바키아를 거쳐 우크라이나 우즈호로드 지역을 직접 방문한 것에 대해 “부군과 함께 가지 않고 홀로 가신 용기와 그 따뜻함에 감동을 받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바이든 여사는 김 여사에게 “높은 자리에 가면 주변에서 많은 조언이 있기 마련이지만,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의 생각과 의지다”면서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라(Just be yourself)”고 조언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윤 대통령 부부의 순방과 관련해 “이번 방문에서 김 여사는 기대이상이었다”며 “김 여사는 단정한 의상과 태도로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 LAB&PSPA 박사는 김 여사의 ‘패션 외교’에 대해 “지금 퍼스트 레이디에겐 품격 있는 매너와 이미지가 정말 중요하다”며 “기본적으로 패션에선 가장 중요한건 TPO를 고려하는 것이며 이번 순방에서 김 여사가 클래식하게 잘 맞췄다”고 평가했다.
박 박사는 김 여사가 착용했던 흰색 색상 드레스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흰색은 해외 정상의 배우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색상”이라며 “이번 순방은 우크라이나 전시 중에 정상 회의차 간것이기 때문에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의미에서 흰색 색상이 가장 적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여사의 ‘태극기 배지’에 대해선 “처음 순방에 나선 것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박사는 “김 여사의 패션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우아하고, 품위가 느껴지는 이미지였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여사가 스페인 국왕 등과 악수 전후 팔을 흔드는 모습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박 박사에 따르면 악수에는 5원칙이 있다. 손아귀의 힘-거리-리듬-눈맞춤-미소다.
박 박사는 “김 여사가 팔을 흔드는 모습은 불필요한 행동으로 정제된 악수가 필요하다”며 “고개를 불필요하게 숙이기보다 당당하게 허리를 편 상태에서 눈을 보고 정중하게 악수하는 그런 영부인의 이미지를 기대하고 싶다”고 했다
전규리 감성이미지연구소 대표는 “영부인 드레스는 잘 선택했다고 본다”며 “우리나라 이미지와 잘 맞고 김 여사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이라 색감마저 들어가면 튄다. 컬러를 다운시킨게 좋았다”고 평가했다.
순방 내내 옷깃에 달았던 태극기 배지에 대해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영부인으로서 긍정적인 이미지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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