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나스닥 하락률 사상 최악.."그래도 바닥은 아니다"

권성희 기자 2022. 7. 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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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월가 표지판 /로이터=뉴스1


미국 증시가 2022년 상반기 마지막 날도 하락으로 마감했다.

6월30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0.8% 떨어진 3만775.43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0.9% 내려간 3785.38로, 나스닥지수는 1.3% 하락한 1만1028.74로 올 상반기의 막을 내렸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S&P500지수는 올 상반기에 20.6% 급락해 1970년 이후 52년만에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1970년 상반기에는 S&P500지수가 21.1% 하락했다.

S&P500지수는 지난 16일에 기록한 올들어 최저치인 3666.77에 비해서는 3.2% 반등한 상태다.

다우존스지수는 올 상반기에 15.3% 하락해 1962년 이후 60년만에 최악의 상반기를 기록했다. 1962년 상반기에 다우존스지수는 23.2% 급락했다.

나스닥지수는 올 상반기에 29.5% 추락했다. 이는 역사상 최대 상반기 하락률이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나스닥지수가 상반기에 20% 이상 급락한 적은 2002년과 1973년 딱 2번뿐이었다.

주식만 매물 폭탄을 맞은 것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던 채권도 금리 상승세 속에 큰 손실을 냈다.

투자 등급 채권의 벤치마크라 할 수 있는 아이셰어즈 핵심 U.S. 종합 채권 ETF(상장지수펀드)는 올 상반기에 11% 하락해 역사상 최악의 손실을 냈다.

신흥국 증시와 가상화폐도 올들어 급락하며 타격을 받았다.

올 상반기에 유일하게 오른 자산은 원자재, 특히 원유뿐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이제 투자자들이 한 가지 사실에 대해선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더 큰 변동성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을 비롯해 인도와 뉴질랜드 등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런 전세계적인 긴축 흐름은 경제 성장세를 끌어내려 심하면 침체를 유발해 자산시장을 더 큰 혼돈 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노던 트러스트 자산관리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케이티 닉슨은 WSJ와 인터뷰에서 "지금 가장 큰 리스크는 인플레이션과 연준(연방준비제도)"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수개월간 경제지표에 주목하면서 금리가 얼마나 더 올라가 경제 성장세에 부담을 가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노던 트러스트 자산관리는 미국 경제가 둔화돼도 침체는 피할 것으로 전망하며 미국 주식을 계속 보유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에 대비해 천연가스에 투자하고 있다.

다만 위안이 되는 것은 자산시장이 상반기에 큰 폭으로 급락한 경우 하반기에는 반대로 상승한 적이 많았다는 점이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S&P500지수가 상반기에 15% 이상 급락한 해에는 하반기에 평균 24% 반등했다. 최악의 침체장이 펼쳐졌던 해로 기억되는 1932년, 1949년, 1940년, 1962년 모두 상저하고의 주가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 증시는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샌더스 모리스 해리스의 조지 볼 회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증시가 아직 바닥을 쳤다고 믿지 않으며 앞으로 추가 하락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투자자들은 지금 높은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필요한 연준의 공격적인 움직임이 기업의 실적을 압박해 주가를 더 끌어내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S&P500지수가 3100에서 바닥을 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증시가 급락할 때 금리 인하로 사실상 시장에 개입해 구원자 역할을 해줬던 연준도 이번에는 기대할 수 없다.

홈리치 버그의 수석 투자 책임자인 스테파니 랭은 CNBC에 "인플레이션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연준은 앞으로도 긴축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과거 10년 이상 증시가 급락할 때마다 나서서 시장을 지지해줬던 연준의 모습이 이번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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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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