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 원조작가' 김말봉의 生과 작품 무대에

이정우 기자 입력 2022. 7. 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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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순가련형 여주인공, 남자친구의 배신, 연적인 부잣집 딸과 남자친구의 약혼에 여주인공에 대한 그 집 아들의 구애까지.

방영 중인 아침드라마 줄거리가 아니다.

1930년대 대중문학을 주름잡던 여류 작가 김말봉(1901~1961)의 소설 '찔레꽃' 줄거리다.

중간중간마다 1930년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노래와 김말봉의 생전 메시지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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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전 재해석한 연극 5편

내달 말까지 소극장 산울림서

청순가련형 여주인공, 남자친구의 배신, 연적인 부잣집 딸과 남자친구의 약혼에 여주인공에 대한 그 집 아들의 구애까지. 방영 중인 아침드라마 줄거리가 아니다. 1930년대 대중문학을 주름잡던 여류 작가 김말봉(1901~1961)의 소설 ‘찔레꽃’ 줄거리다. K-드라마의 시조라 할 만한 김말봉이 연극을 통해 재탄생된다.

소극장 산울림은 김말봉의 생애와 작품을 재해석한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사진)를 시작으로 한국 고전을 재해석한 연극 5편을 오는 8월 28일까지 선보인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2022 산울림 고전극장’은 처음으로 한국 고전으로만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극단 수수파보리의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는 “순수(문학) 귀신을 몰아내라”고 일갈한 통속소설의 대가 김말봉의 소설 ‘고행’ ‘찔레꽃’ ‘화려한 지옥’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각색했다. 중간중간마다 1930년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노래와 김말봉의 생전 메시지도 들려준다. 남녀 차별이 만연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구태의연한 옛날이야기일 것이란 예상은 빗나간다. 여성은 사랑보다 정의를 따르고, 바람피운 남성은 혼쭐난다.

대표작 ‘찔레꽃’엔 아침드라마의 전형성이 한데 모여 있다. 엇갈린 두 남녀의 사각 관계는 기본이고, 복수와 배신 같은 요소도 빠지지 않는다. 가난한 여주인공 정순과 독신주의 부잣집 딸 경애의 우정을 축으로, 정순의 남자친구인 민수는 경애와 약혼하고, ‘본부장’ 캐릭터인 경애의 오빠 경구는 정순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가부장적 사고방식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스물다섯이면 이미 올드미스”라는 등 시대착오적 설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결말은 똑 부러진다. 정순은 두 남자의 고백을 모두 거절하고, 경애와의 신의를 지키며 자신의 길을 개척하기로 다짐한다. 김말봉이 창조한 여성 캐릭터는 ‘사랑보다 정의를 선택’하며 ‘고난의 과정을 겪은 후 자아를 발견하고, 새로운 삶을 이어가는 주체적 여성상을 제시’했다.

해설자1, 2를 통한 만담의 활용은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해설자들은 무성영화의 변사처럼 극을 진행하고, 현장 중계하듯 극에 개입하며 관객의 흥미를 돋운다. 1930년대 서울말씨를 재현한 점도 높이 살 부분이다. 내달 3일까지 산울림 소극장. 이어 나혜석의 소설 ‘경희’를 원작으로 한 ‘경희를 마주하다’, 현진건의 작품을 소재로 한 ‘체험, 삶의 현장’이 무대에 오른다. 또 조선 후기 소설 ‘옥루몽’을 바탕으로 한 ‘호호탕탕 옥루몽’, 이상의 소설을 각색한 ‘날개’도 공연된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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