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섬 철수는 '호의'라는 러.. 英 매체 "패배 덮으려는 해명일뿐"

장민석 기자 2022. 7. 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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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의 전략적 요충지인 뱀섬 사진. /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흑해의 전략적 요충지로 ‘스네이크 아일랜드(뱀섬)’로 불리는 즈미이니섬에서 병력을 철수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지난 30일(현지 시각)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의 포격과 미사일 공격에 침략자들은 두 척의 쾌속정을 타고 뱀섬을 떠났다”며 “전략적으로 중요한 우리 영토를 해방하기 위해 애쓴 오데사 지역 방위군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카붐(우르르 쾅)! 뱀섬에 더는 러시아군이 없다”고 전했다.

러시아군도 자국군이 뱀섬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침략자를 몰아냈다는 우크라니아 입장과 달리 우크라이나에 호의를 베풀었다는 주장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 무장군은 뱀섬에서 임무를 완수하고 주둔군을 철수시켰다”며 “이번 조치는 유엔이 참여한 공동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일환으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위해 인도주의적 통로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의 주장에 대해 이는 패배를 덮으려는 국내용 해명에 불과하다는 반박이 나오고 있다.

BBC는 “러시아군 입장에서 뱀섬을 방어하기가 극도로 어려워진 상황이었다”며 “뱀섬이 워낙 러시아 해군 본진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피해 전쟁물자를 수송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최근 뱀섬에서 가까운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오데사에 프랑스제 차량화자주포가 배치돼 우크라이나의 공격력은 더욱 증강됐다”고 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는 항상 이런 식으로 패배를 포장하려 한다”고 반박했다.

러시아 군함을 향해 '꺼져라'며 가운데 손가락을 든 뱀섬 수비대원의 모습을 담은 기념 우표. / 우크라이나 우정청

뱀섬은 흑해의 전략적 요충지다. 섬 북서쪽에 우크라이나 남부 해안과 몰도바가 있고, 동쪽에는 크림 반도가 있다. 루마니아와도 불과 40여km 떨어져 있다. 면적은 0.17㎢ 정도로, 우리나라 독도보다 약간 작다.

러시아는 2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당일 흑해 함대의 기함인 모스크바호를 보내 뱀섬을 점령했다. 당시 뱀섬 수비대원이 모스크바호의 항복 요구에 “꺼져라”라고 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뱀섬은 러시아 침공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우크라이나는 이 장면을 기념우표로 발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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