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토미 존' 류현진, 선발로 돌아올 수 있을까 [김재호의 페이오프피치]
'괴물'도 사람이다.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을 받은 류현진(35), 그는 우리가 알던 그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에서 회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첫 번째 수술에서 반대편 팔꿈치 인대를 사용한다면 두 번째 수술은 신체 다른 부위에서 인대를 가져온다. 류현진의 경우 왼손목에서 인대를 빌려와 치료했다. 2023년 여름 복귀를 목표로 재활의 터널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가 들어갈 이 터널은 깊고 어둡기로 소문난 터널이다. 2020년 11월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을 받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우완 마이크 클레빈저는 지난 5월 복귀전을 치른 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그만큼 힘든 길이 앞에 놓여 있다.
물론 이는 적은 표본을 바탕으로한 참고사항에 불과하다. 마이너리그, 대학 선수들까지 모두 포함한 조사라는 것도 참고해야한다. 투수들은 로봇이 아니다. 부상 정도나 회복 상황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어쨌든 칼로 근육을 찢어 치료한 수술에서 돌아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한 '복귀' 여부만으로도 이렇게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선발 복귀'는 더 큰 변수가 따를 것이다. 이전에도 메이저리그에서 두 차례 토미 존 수술을 받고 복귀한 선수들은 있었다. 그러나 두 번째 수술 이후에도 선발로 활약한 선수들은 많지 않았다.
선수 본인은 의지가 확고하다. 그는 최근 MK스포츠를 만난 자리에서 "많은 공을 던지려고 수술을 한 것"이라며 선발 복귀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세 번 수술한 선수도 있다"며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을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구단도 그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다. 로스 앳킨스 블루제이스 단장은 "그의 운동신경, 그리고 성실함을 믿는다"며 류현진이 다시 선발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조사들은 마이너리그, 심지어 대학교 투수의 사례까지 포함한 조사들이다. 류현진은 운동신경으로는 이들중 가장 상위권에 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여전히 우리 구단의 일원이다. 우리가 경쟁하는 팀으로 거듭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한 선수"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최고 성공 사례는 네이던 이볼디(32)다. 고등학교 시절 한 차례 수술을 받고 2016년 두 번째 수술을 받았던 그는 2018년 복귀, 22경기에서 6승 7패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했고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뒤 4년 6800만 달러의 계약을 손에 넣었다. 2019시즌에는 불펜으로 내려가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021시즌 32경기에서 182 1/3이닝을 소화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수술 이후 네 시즌동안 98경기에서 27승 21패 평균자책점 3.99 기록했다.
보스턴 글로브에 따르면, 이볼디의 경우 첫 번째 수술이 잘 이뤄지면서 두 번째 수술도 무난하게 진행됐다. 그의 수술을 집도했던 크리스토퍼 아매드 박사가 이 매체에 전한 내용에 따르면, 첫 번째 수술당시 인대를 고정하기 위해 뼈에 뚫었던 터널의 위치가 적절해 두 번째 수술에서도 이를 활용할 수 있었다. 새로운 터널을 뚫는 것보다 위험을 덜 수 있었다. 손목대신 다리에서 인대를 가져온 것도 도움이 됐다.
현재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뛰고 있는 드루 라스무센(27)도 두 번의 토미 존 수술을 이겨낸 선수중 한 명이다. 프로 선수가 되기전 두 차례 수술을 경험했다. 현재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12경기에서 58이닝을 소화하며 선발 투수 역할을 소화했다. 그의 이전 소속팀인 밀워키 브루어스의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은 "더 이상 저주가 아니다"라며 두 번의 토미 존 수술에서도 선수들이 회복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한때 류현진의 동료였던 크리스 카푸아노를 만날 수 있다. 2008년 두 번째 토미 존 수술을 받은 뒤 718이닝을 더 던졌던 그는 지난해 3월 MLB.com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때만 하더라도 두 번째 수술에서 돌아와 선발 역할을 하며 이닝 소화를 하는 선수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재활 기술이 발전했고, 회복 과정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얻는 능력이 좋아졌으며 몸에 가해지는 부담에 대한 정보가 더 자세하게 전해지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나아진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분명한 사실은, 선수도 구단도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이들도 절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성공 사례는 존재한다. 류현진이 그 뒤를 잇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결국은 선수 자신이 하기에 달려 있을 것이다.
페이오프피치(payoff pitch)는 투수가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에서 던지는 공을 말한다. 번역하자면 ’결정구’ 정도 되겠다. 이 공은 묵직한 직구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예리한 변화구, 때로는 한가운데로 가는 실투가 될 수도 있다. 이 칼럼은 그런 글이다.
[토론토(캐나다)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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