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8강 희비..다닥다닥 붙은 7월 K리그1 일정에 변수 되다
2022 FA컵 8강에 나섰던 K리그1 여섯 팀 중 네 팀은 승리, 두 팀은 패배를 맛봤다.
전북 현대, 울산 현대, 대구FC, FC서울은 주말에 열릴 리그 경기로 승기를 가져올 수 있다. 반면 수원 삼성, 포항 스틸러스는 패배의 쓴맛을 지워야 한다.
일본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때문에 7월 리그 일정은 빠듯하다. 2~3일 19라운드 후 다시 5~6일 20라운드다. 8~10일은 21라운드가 이어진다.
다른 구단이 쉴 때 치른 FA컵 결과와 체력 회복이 어떤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울산과 포항은 곧바로 2일 동해안 더비에서 만난다. 울산은 8강에서 부천FC(K리그2)에 승부차기 혈투 끝에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반면 포항은 대구FC에 2 대 3으로 패해 분위기가 꺾였다.
통산 상대 전적은 62승 51무 58패로 포항이 근소하게 앞선다. 하지만 최근 10번의 더비는 울산이 6승 1무 3패로 앞선다.
리그 선두 울산(승점40)은 체력이 큰 변수다. FA컵 8강전에서 연장 120분,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것이 부담이다. 주전 선수들도 대거 기용했다. 당장 3일 뒤 라이벌 팀의 홈에서 만나는 만큼 회복이 관건이다.
긍정적인 것은 울산이 지난 2020년 홍명보 감독 부임 후 한 번도 동해안 더비에 패한 적 없는 점이다. 이번 시즌 첫 번째 동해안 더비도 울산이 2 대 0으로 이겼다.
5위 포항(승점27)은 체력 회복은 물론이고 사기를 끌어올리는 게 필수다. 울산은 승리라도 거뒀지만 포항은 2골을 넣고도 졌다.
그나마 위안인 부분은 리그에서는 포항의 흐름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5경기에서 2승 1무 2패를 기록 중이다. 2패 모두 1골 차 석패였다. 5경기에서 9골이 터진 것도 고무적이다.
FA컵에서 포항을 누르고 4강에 진출한 대구는 3일 수원FC를 홈으로 불러 리그 10경기 연속 무패에 도전한다. 6위 대구(승점23) 최근 리그 9경기에서 불패(3승6무) 기록 중이다.
17라운드에서 3위 제주 유나이티드를 1 대 0으로 격파했고 18라운드에서 2위 전북에 1 대 1 무승부를 거둔 만큼 강팀과 대결에 자신감이 붙었다.
대구 공격력의 장점은 한 선수에게 득점이 편중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재현(7골), 세징야(5골), 제카(4골), 라마스(3골) 등 다양한 선수가 골 맛을 보았다.
팀 득점은 18경기에서 25골로 해당 부문 3위다. 여기에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에도 올라 있어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좋다.
상대는 FA컵에서 휴식을 가진 수원FC다. 수원FC는 이승우의 활약에 더불어 최근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지난 6라운드 맞대결은 수원FC가 대구에 4 대 3으로 이겼다.
2위 전북(승점32)은 FA컵 8강의 최대 수혜 팀이다. 그간 외국인 공격수의 득점이 살아나지 않아 가슴앓이가 심했지만 구스타보가 수원전에서 선제골로 골 가뭄을 씻어냈다.
3 대 0 대승을 거둔 전북은 특유의 '닥공'이 살아났다는 평가다. 여기에 김진수까지 소속팀 알 나스르(사우디)로 돌아가지 않고 잔류 의사를 보인 만큼 분위기는 최상이다. 전북 역시 2022 FA컵과 ACL에서 순항 중이다.
2일 전북을 상대할 김천 상무(승점19)는 흐름이 좋지 않다. 최근 8경기에서 승리가 없다. 상위권이던 순위도 9위까지 내려왔다. 지난 3월 19일 전북과 이번 시즌 첫 맞대결에서 무승부를 거뒀지만 지금은 분위가 쳐져 있다.
서울도 나쁘지 않다. FA컵에서 유일한 K3리그 팀인 부산교통공사를 상대했지만 화끈한 골 잔치로 3 대 0으로 완승했다. 부상을 당한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었고 팀의 사기는 끌어올렸다.
황인범의 거취가 불투명하지만 이것만 빼면 나쁘지 않다. 7위 서울(승점22)은 오는 2일 제주(승점29)의 홈에서 19라운드를 치른다.
수원은 FA컵도, 분위기도 모두 잃었다. 전북에 이렇다할 공격 없이 0 대 3으로 패했다. 최근 리그 3연패의 불운을 FA컵에서 씻고 반등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독이 됐다.
11위까지 내려앉은 수원(승점18)은 3일 홈에서 4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28)를 만난다. 지난 25일 수원FC와 홈 경기에서 발생한 서포터즈의 폭행 사건 이후 다시 홈이다.
성적과 분위기,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가운데 지난 2월 인천과 시즌 개막전에서 0 대 1로 패한 기억까지 있다. 강등권인 수원은 반드시 인천전에서 상황을 뒤집어야 한다.
CBS노컷뉴스 박기묵 기자 ace091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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