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서 화가로 누린 '한 세상', 흙산으로 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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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림 이종무(1916∼2003). 서양화가인 그이의 이름은 세간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말년에 화단 활동을 중단한 채 고향인 충남 천안·아산에 세운 당림미술관(1997)을 근거지 삼아 혼자만의 작품세계에 몰두했던 이유가 컸다.
일본 동방미술학원으로 향한 유학길에서 돌아온 뒤 홍익대 미대 교수,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예술원 회원까지 지내며 이 땅에서 화가로 누린 '한 세상'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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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서양화 1세대 고희동에게 사사
말년 화단 활동 접고 홀로 작품 활동
생애 마지막까지 가닿았단 '산' 풍경
가장 소박하고 가장 풍성한 수작으로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당림 이종무(1916∼2003). 서양화가인 그이의 이름은 세간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말년에 화단 활동을 중단한 채 고향인 충남 천안·아산에 세운 당림미술관(1997)을 근거지 삼아 혼자만의 작품세계에 몰두했던 이유가 컸다. 미술관 인근 산과 들은 물론이고 근처 서해안, 멀리는 백두산 천지까지 둘러보며 그 흔적을 화폭에 남겼다.
그렇다고 국내 서양화 1세대인 고희동에게서 사사한 화업까지 감출 수야 있겠는가. 일본 동방미술학원으로 향한 유학길에서 돌아온 뒤 홍익대 미대 교수,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예술원 회원까지 지내며 이 땅에서 화가로 누린 ‘한 세상’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1962년부터 1971년에 걸친 추상화 시기를 제외한다면 갈색의 흙 톤으로 고향 이미지를 담은 풍경화들을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다. 마치 순례자인 양 캔버스와 이젤을 짊어지고 이 땅의 산천을 두루 다니면서 뽑아낸, 1975년부터 생애 마지막까지 가닿았다는 ‘산’ 풍경은 가장 소박하지만 가장 풍성하게 그려낸 수작으로 꼽힌다. 공주 태화산에 있는 천년사찰 마곡사를 마음으로 먼저 들여다본 ‘마곡사 입구’(1981)는 그중 한 점일 뿐이다.
3일까지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서 여는 개인전 ‘산에서 산산이’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91×116.5㎝.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제공.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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