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단체장들 반면교사 삼아야 할 금샘도서관 재공사

2022. 7. 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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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한지 10개월이 지났는데도 온전히 개관하지 못한 도서관이 있다.

건축 규정을 지키지 않은 지자체의 부실 시공 탓이다.

도서관은 지난해 8월 완공해 3달 후 개관했다.

행정 절차는 이처럼 소홀히 하면서 지난해 11월과 지난 5월 지자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상판 연결식과 준공식은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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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규·절차 어기고 준공 강행한 결과, 약자 편의 입각한 행정·의정 펼쳐야

준공한지 10개월이 지났는데도 온전히 개관하지 못한 도서관이 있다. 건축 규정을 지키지 않은 지자체의 부실 시공 탓이다. 부산 금정구 금샘도서관은 2개월 전부터 문을 닫고 보수공사 중이다. 완공한지 2달이 다 되도록 운행하지 않는 육교 승강기도 있다. 북구 구포시장과 화명생태공원을 연결하는 금빛노을브릿지의 승강기는 3기 모두 현재 멈춰서 있다.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지자체의 부실 행정 때문이다. 바뀐 지자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일제히 임기를 시작한 오늘, 이들 시설처럼 개선되지 않은 행정 오류가 적잖아 시민이 불편을 호소한다. 지방정부와 의회 모두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폐단이다.

금샘도서관은 금정구가 2017년 143억 원을 투입해 윤산터널 유휴부지(4800㎥)에 착공했다. 어린이자료실 유아자료실 북카페 갤러리 등이 들어서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건물이다. 도서관은 지난해 8월 완공해 3달 후 개관했다. 하지만 하자 검사와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인증 심의에서 결격 판정을 받고 개관 7개월 만에 폐관했다. 배리어 프리 인증은 어린이 장애인 노인 등 약자가 시설을 이용할 때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설계·시공이 됐는지 확인하는 제도다. 국가와 지자체가 짓는 건물의 경우 2015년부터 인증이 의무화됐고, 2018년에는 평가 기준이 강화됐다. 그런데 금정구는 이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준공·개관한 것이다. 어린이 도서관 천장에는 물이 새고, 화장실 입구 벽과 북카페 계단 난간 등은 재시공 중이다. 설계·시공·감리, 구청의 관리·감독 등 모든 사업 과정이 부실했다.

금빛노을브릿지의 승강기는 지난 5월 초 준공과 함께 안전검사까지 마쳤지만 아직 개통을 못하고 있다. 승강기를 운행하려면 관리자를 선정해 신고해야 하는데, 시와 구의 시설 이관 협의가 늦어지면서 필요 절차를 밟지 않은 까닭이다. 주민들은 4층 높이의 다리를 건너기 위해 무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며 계단을 오르내리느라 때아닌 고생이다. 행정 절차는 이처럼 소홀히 하면서 지난해 11월과 지난 5월 지자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상판 연결식과 준공식은 열었다. 지방선거를 의식한 전시행정이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행정 오류로 주민 불편을 초래한 사례가 이들 시설뿐이겠는가. 새로 출범한 지방정부와 의회가 명심해야 할 게 있다. 배리어 프리 정신이다. 이 개념은 1974년 유엔 장애인 생활환경 전문가회의에서 ‘장벽 없는 건축 설계’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등장했다. 이후 건축 분야를 넘어 법률·제도적 장벽, 문화·정보 장벽은 물론 심리·정신적 장벽까지 무너뜨리자는 사회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어린이와 장애인 노인이 생활하기 편한 시설과 제도, 환경이라면 모든 사람에게 편하다. 그렇게 약자들이 편히 살 수 있는 사회라면 누구나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사회를 만들자는 배리어 프리 정신으로 행정과 의정에 임한다면 성공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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