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 확대 언급' PBA 총재 윌리 마르시알, 적극적인 행보 필요한 '한국 농구'

김우석 2022. 7. 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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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8일,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추첨식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렸다.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지는 첫 이벤트다. 코로나 이전 3년 동안 마카오에서 열렸던 EASL은 처음으로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진다.

KBL 2개 구단과 일본 B리그 2개 구단에 타이페이 푸본 브레이브스와 베이 에어리어 드래곤스에 PBA(필리핀리그) 팀이 참가한다.

이날 참석한 관계자 중 PBA 총재인 윌리 마르시알도 있었다.

마르시알 총재는 “우리가 EASL에 참여한 이유는 KBL 때문이다. 한국이 참여하기 때문에, 우리도 참여하겠다고 했다”며 한국 구단의 참가를 EASL 참가의 이유로 꼽았다.

어떤 이유와 의도일까? KBL은 최근 아시아쿼터제를 일본에서 필리핀까지 확대했다. 네 명의 선구가 KBL 유니폼을 입었다. SJ 벨란겔(대구 한국가스공사)을 시작으로 RJ 아바리엔토스(울산 현대모비스), 윌리엄 나바로(서울 삼성), 저스틴 구탕(창원 LG)이 주인공이다.

필리핀 리그는 최대 연봉(월봉으로 지급한다)은 42만 페소(약 천만원)다. 대학을 막 졸업한 경우 20만페소(약 480만원)가 최대 금액이다. KBL에서는 월봉 기준으로 약 2,000만원 정도로 계약했다. 필리핀보다 많은 금액이다. 하지만 리스크가 큰 금액은 아니다. 필리핀 선수들의 개인기와 전투력이 좋다.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한 포지션에 약점이 있는 구단들이 영입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조건이다. 

마르시알 총재가 역시 한국 진출과 관련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마르시알 총재는 “아시아 쿼터제는 우리 필리핀 선수들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KBL에도 좋은 일이라고 본다. 우리 선수들이 다른 나라로 가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기량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KBL 아시아 쿼터제 확대를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우리도 반대의 사례를 생각 혹은 적용해야 한다. 수년 전 이관희(창원 LG)와 김지완(전주 KCC)이 비 시즌 동안 필리핀 리그를 경험한 사례가 있다. 성공적이었다. 두 선수는 필리핀에서 인기 몰이를 했고, 기량 발전에도 분명히 도움을 받았다. 필리핀에 다녀온 이후 기량이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마르시알 총재 역시 “김희옥 KBL 총재와 2달 전에 미팅을 했고, 그 안건(한국 선수의 필리핀 진출)을 가지고 충분히 토론을 했다. 우리도 한국 선수를 영입하고 싶다고 김희옥 총재에게 말씀드렸다.”며 한국 선수의 필리핀 진출에 대해 분명히 뜻이 있음을 전했다.

한국 선수의 필리핀 진출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가장 큰 부분은 교류 확대다. 아시아로 교류가 넓어진다면 한국 농구를 더 많이 알릴 수 있다. 신동파 선생을 일례로 들 수 있다. 대한농구협회 부회장을 지냈던 신동파 선생은 선수 시절 필리핀의 영웅이었다.

점프볼 ‘팀 코리아’ 섹션에서 신동파 선생의 필리핀에서 위상이 아례와 같이 정리되어 있다.

“1972년 필리핀 외딴 섬 민다나오. 전설의 슈터 신동파는 우연히 만난 민다나오 농구협회 회장의 부탁에 김영기 감독의 기업은행 선수단과 함께 무작정 비행기에 올랐다. 그들이 민다나오 섬에 도착했을 때 비행기를 둘러싸고 있던 것은 기관총으로 완전 무장한 군인들이었다. 그 뒤편에는 수백 명의 환영객들이 있었다. 이들은 ‘Welcome to 신동파’라는 문구가 가슴에 적힌 흰 티셔츠를 입고 신동파를 연호했다. 단지, 한국에서 온 한 농구선수를 맞이하기 위해 에스코트와 카퍼레이드까지 준비한 농구를 사랑하는 섬이었다. 신동파, 그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진정한 영웅이었다.”

당시 신동파 선생의 필리핀에서 인기는 ‘아이돌급’이었다. 각종 아시아 대회를 통해 얼굴을 알렸던 신동파 선생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 중 한 명이었다. 필리핀과 교류가 확대된다면 농구가 국기인 필리핀에 한국 농구를 더욱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한국에서 인지도로 한계가 분명한 농구에 꼭 필요한 작업이 아닐 수 없다.

또, 대학 졸업 선수들의 또 다른 진로가 생길 수 있다. KBL에서 신인 드래프트에 나서는 모든 선수들의 취업을 책임질 수 없다. 필리핀과 교류가 활발해진다면 농구를 직업으로 하는 학생 선수들의 또 다른 취업 루트가 될 수 있다. 필리핀은 영어를 주로 사용한다. 조금은 다른 형태지만, 어쨌든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수준이 될 수 있다. 한국에서 생활에 많은 장점이 될 수 있다. 선수 이외에 또 다른 진로를 탐색할 수 있다. 선수에 국한되지 않고 직업과 관련해 다양성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르시알 총재는 “한국은 정말 좋은 나라지만, 한국인들은 한국어를 구사하기에 언어의 장벽이 있는 것 같다. 우리도 고유 언어인 따갈로그어가 있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이 영어도 쓸 줄 아는 것이 큰 장점이다. 필리핀 국내 선수들은 외국 선수들과 능숙하게 영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외국 선수의 적응이 매우 쉽다”며 영어의 사용을 필리핀 농구의 강점으로 여겼다.

또, KBL에서 적응하지 못한 선수들의 또 다른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적지 않은 선수들이 선수로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지는 경우가 많다. 앞선 이관희나 김지완 사례처럼 본인의 강력한 의지가 수반되는 가운데 필리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기회를 얻는다면 분명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양국 농구는 조직력과 개인기 중심이라는 차이가 분명 존재하지만, KBL에서 기회를 받지 못하는 잠재력 가득한 선수가 필리핀 진출로 인해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면 분명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필리핀에는 다양한 형태의 경기가 존재한다. 외국인 장,단신 선수가 출전하는 시합과 자국 선수들만 출전하는 대회가 있다. 한국 선수가 뛸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이 부분은 필리핀 뿐 아니라 농구를 즐기는 아시아 국가에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최근 베트남과 인도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도 농구 인기가 크게 올라가고 있다고 전해진다. 필리핀과 일본 뿐 아니라 아시아 쿼터제가 확대되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마르시알 총재는 “필리핀 농구를 많이 사랑해주시고, KBL과 농구도 많이 즐겨주시길 바란다. 앞으로 한국과 많은 교류가 있길 기대한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정리했다. 농구는 한국으로 한정지었을 때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농구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다.

필리핀으로 한국 선수 진출에는 적지 않은 장벽도 존재한다. 하지만 필리핀을 필두로 한 아시아로 진출은 한국 농구에 있어 분명 필수적인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누가 먼저가 아니다. 이제는 농구계가 하나로 힘을 합쳐 진행해야 하는 사안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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