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합의 복원해 봐야 우리만 손해"..미국·이란, 만날 약속도 안 잡았다

김현우 입력 2022. 7. 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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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2015년에 서명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해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섰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로버트 말리 미국 대 이란 특사와 알리 바게리카니 이란 측 핵협상 수석대표는 지난달 28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핵합의 복원을 위해 만났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이날 협상 종료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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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협상 실패 책임 서로에게 돌려
미 정가에서도 핵합의 복원은 손해라는 인식 확산
WSJ "이란 핵, 미국에 더 큰 위협 될 것"
알리 바게리카니(오른쪽) 이란 측 핵협상 수석대표가 지난달 28일 카타르 도하에서 미국과 핵협상을 중재해 온 엔리케 모라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 사무처장과 대화하고 있다. 도하=AFP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2015년에 서명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해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섰다.

핵합의 복원 대가로 미국이 제공할 경제 보상과 대(對) 이란 제재 완화 범위를 놓고 양측 간 견해차가 컸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협상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등 대화 재개마저 불투명해지면서 이란의 핵 위협이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바라던 진전 없었다"

지난달 26일 이란의 모처에서 위성발사체 '줄제나'(Zuljanah)가 발사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로버트 말리 미국 대 이란 특사와 알리 바게리카니 이란 측 핵협상 수석대표는 지난달 28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핵합의 복원을 위해 만났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이날 협상 종료를 선언했다.

협상을 중재해 온 엔리케 모라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 사무처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핵합의 복원을 위한 이틀간의 집중 협상에도 우리가 바라던 진전은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란 핵합의는 2015년 7월 이란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5개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과 독일, 유럽연합(EU)과 맺은 협정을 말한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 능력과 비축량을 제한하는 등 핵을 다루는 데 투명성을 확보하고 신뢰 조치를 강화하면, 국제사회가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게 골자다.

합의에 따라 이란은 우라늄 원심분리기를 향후 10년 동안 약 3분의 1 수준으로 감축하고, 15년간은 일정 수준(3.67%) 이상으로 우라늄을 농축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이란 핵합의를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이란의 핵 능력 제한을 10~15년으로 한정한 규정을 영구적 폐기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란의 탄도미사일 관련 내용도 담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미국의 재협상 요구에 이란이 응하지 않으면서 핵합의는 그해 결국 폐기됐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핵합의 복원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방침 아래 지난해 4월 협상을 재개했다.


워싱턴 정가서도 커지는 비관론

제6차 카스피해 연안국 정상회의 참석차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시가바트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양자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아시가바트=AP 연합뉴스

양측은 협상 실패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고 있다. 미국은 이란이 미신고 핵물질에 대한 기초조사마저 거부하는 등 "합의 복원에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란은 관계 복원을 얘기하면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테러조직 지정을 철회하지 않는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이란 간 추가적인 핵협상 논의가 재개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미 워싱턴 정가에서도 핵합의를 복원해 봐야 얻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계속 발전한 지금 시점에 핵합의가 이뤄질 경우 2015년 당시보다 더 많은 핵연료를 비축한 이란을 인정하게 되는 데다, 여기에 제재 해제로 이란에 경제적 이득까지 제공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WSJ은 “지금 핵합의가 이뤄진다면 미국을 상대로 핵 위협을 높인 이란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는 게 워싱턴 정계의 생각”이라며 “하지만 이란은 앞으로 핵 프로그램을 강화하면서 미국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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