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휴수당 포함땐 1만 1544원.. 최저임금 월급 첫 200만원 넘었다

곽래건 기자 입력 2022. 6. 30. 23:50 수정 2022. 7. 1.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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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9620원 결정.. 사측도 노동계도 반발
위원회 "물가+성장률 전망에서 취업증가율 전망 빼고 5% 인상"
"물가 고려하면 실질임금 하락" 민주노총 위원 4명은 집단 퇴장
"중소기업·소상공인 현실 외면" 사용자 위원 9명도 항의, 기권
소상공인연합회 회원들이 제4차 전원회의가 열리는 16일 오후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최저임금 차등적용, 최저임금 동결, 주휴수당 폐지'등을 외치고 있다. 2022.6.16/뉴스1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 오른 시급 9620원으로 결정되면서 최저임금만 받아도 근로자 월급이 처음으로 월 200만원을 넘게 됐다. 하루 8시간·주 5일 일할 경우,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도 월급이 201만580원에 달한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30일 내년 최저임금을 5% 인상한 것에 대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2.7%)과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 평균(4.5%)을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 전망치(2.2%)를 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도 5.05%를 올리면서 같은 공식을 적용한 바 있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법정 시한(6월 29일 24시)을 10분 남기고 이뤄졌다. 법정 시한을 지킨 건 2014년 이후 8년 만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노사가 제대로 합의해 처리한 것은 아니다. 민주노총 최임위 위원 4명은 인상률이 낮다고 반발하며 집단 퇴장했고, 사용자 위원 9명도 표결 시작 후 퇴장, 기권 처리됐다.

30일 새벽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회의실에서 근로자 위원인 이동호(왼쪽) 한국노총 사무총장과 박준식(오른쪽) 최임위 위원장이 표결 결과 앞에서 마주 보고 있다. 최임위는 전날 밤 11시 50분 재적 27명, 출석 23명, 찬성 12명, 반대 1명, 기권 10명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9620원으로 결정했다. /뉴스1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 5%는 전 정부 시절 최고 16.4%였던 것과 비교하면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인상 금액(460원)은 역대 셋째로 높다. 그동안 최저임금 자체가 계속 올라 절대 액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급은 9620원이지만 고용주에겐 “실제론 시간당 1만1544원이나 다름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저임금을 계산할 때는 주휴(週休)수당을 고려하지 않지만,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에게는 주말에 일하지 않아도 하루 일한 것으로 보고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 8시간씩 일하면 토요일엔 쉬어도 하루 일한 것으로 간주해 8시간에 해당하는 시급을 추가로 지급한다.

이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하루 8시간·주 5일 일하는 근로자는 월 174시간 일하지만 35시간을 주휴수당으로 더 받게 돼 월 209시간(한 달을 4.345주로 계산)만큼 급여를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을 받는 하루 8시간·주 5일 근로자의 월급도 201만원을 넘기게 되는 것이다. 고용주 입장에선 최저임금 시급이 9620원으로 정해졌지만 실제로는 1만1544원의 부담을 지게 되는 셈이다.

주휴수당은 “휴일에도 급여를 지급해야 근로자들이 쉴 수 있다”는 취지에서 생긴 복지 제도다. 그런데 최저임금이 최근 5년간 약 42%나 오르면서 부담을 느낀 고용주들이 주휴수당을 주지 않으려는 편법을 동원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편의점 주인이 주 15시간 미만만 일하는 아르바이트 직원을 여러명 고용하는 ‘시간 쪼개기’를 하는 식이다. 이 같은 편법 때문에 근로자들은 여러 장소를 옮겨 다니며 일해야 하고, 주휴수당은 결국 받지 못하게 돼 사실상 피해를 보게 된다.

최저임금은 기본적으로 물가 상승률에 비례해 올라갈 수밖에 없다. 물가는 오르는데 임금이 그대로면 돈의 가치가 떨어져 그만큼 실질 임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대부분도 최저임금이 적정한 수준으로 올라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

문제는 최저임금이 우리 경제 수준에 비해 너무 많이 올랐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이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 지난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가 321만5000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15.3%에 달했다. 특히 숙박 업소나 식당은 최저임금을 못 받는 근로자 비율이 40.2%에 달한다. 최저임금을 못 줘서 범법자가 되느니 직원을 줄이겠다는 업주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영계를 중심으로 지불 능력에 따라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이 안건은 올해도 최저임금위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최임위 공익위원들은 정부에 업종별 구분 적용 문제에 대한 연구 용역을 하라고 권고했지만, 앞으로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미지수다. 지역에 따라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하는 문제도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손님이 몰리는 서울 도심 편의점에 비해 지방 한적한 편의점은 시간당 매출이 훨씬 적은데 어떻게 같은 최저임금을 지불할 수 있느냐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에 대해 노사 모두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처음으로 최저임금이 월 200만원을 넘어섰다지만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 등을 고려하면 인상이 아닌 실질 임금 하락”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자총협회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중고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경제 상황과 노동시장 여건 등을 두루 감안해 (최저임금을) 결정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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