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우리생물] 바다에 꽃을 피우는 '꽃갯지렁이류'

입력 2022. 6. 30.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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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어느 바다, 한 무리의 스쿠버다이버들이 바닷속 여러 생물을 관찰하고 있었다.

갯지렁이 하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갯벌이나 조하대 바닥을 자유롭게 기어 다니는 자유생활형 갯지렁이를 생각하지만 바닷속 바위의 부착생물 틈이나 모래바닥에 몸을 고착한 채 살아가는 고착형 갯지렁이도 다양한 종이 서식하고 있다.

우리 바다에도 다양한 종의 꽃갯지렁이류가 서식하고 있지만 이 생물을 연구하려면 스쿠버다이빙 기술이 필요해 다른 갯지렁이보다 종다양성 연구가 많이 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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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어느 바다, 한 무리의 스쿠버다이버들이 바닷속 여러 생물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중 수중 카메라를 든 한 다이버가 바위틈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연신 셔터를 눌러댔고 주변은 온통 스트로보 섬광으로 가득 찼다. 주변에 있던 나는 궁금한 생각에 가보고 싶었지만 이미 내 공기통은 바닥이 나 수면 위로 먼저 상승했다. 배 위로 올라와 조금 기다리자 다이버들이 뒤따라 올라왔고 찍은 사진을 보며 이 생물이 뭔지 서로 궁금해했다. 사진 속 생물은 바닷속에 꽃을 피운 ‘꽃갯지렁이류’였다.

갯지렁이 하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갯벌이나 조하대 바닥을 자유롭게 기어 다니는 자유생활형 갯지렁이를 생각하지만 바닷속 바위의 부착생물 틈이나 모래바닥에 몸을 고착한 채 살아가는 고착형 갯지렁이도 다양한 종이 서식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게 꽃갯지렁이목(Order Sabellida)에 속하는 종들이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형태의 집을 짓고 사는 것인데, 꽃갯지렁이과의 경우 가죽과 같이 질긴 관 형태의 집을 짓고 그 속에 몸을 숨긴 채 살아간다. 이런 특징으로 꽃갯지렁이류는 먹이 활동을 위해 이곳저곳 이동하는 게 불가능하다. 고착한 상태에서 수많은 촉수를 집 밖으로 내밀고 수중에 떠다니는 작은 생물이나 유기물을 촉수에 부착시킨 후 입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거친다. 먹이 활동을 위해 촉수가 집 밖으로 온전히 나와 있을 때의 모습이 마치 수중에 활짝 핀 꽃처럼 보여 ‘꽃갯지렁이’란 이름이 붙었다.

우리 바다에도 다양한 종의 꽃갯지렁이류가 서식하고 있지만 이 생물을 연구하려면 스쿠버다이빙 기술이 필요해 다른 갯지렁이보다 종다양성 연구가 많이 되어 있지 않다. 본격적 연구를 시작하면 새로운 종이 많이 발견될 것으로 예상한다.

야외활동이 자유로워진 여름이다. 올여름 레저 활동으로 스쿠버다이빙을 할 기회가 된다면 바닷속 활짝 핀 꽃갯지렁이류를 찾아보자. 단, 조심스레 접근하지 않으면 활짝 핀 꽃은 집 속으로 자취를 감출 것이다.

박태서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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