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선택적 정의와 패거리 문화

입력 2022. 6. 3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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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이고 법은 지키도록 강제하는 규범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법과 정의보다 패거리 집단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

패거리 집단은 이익의 공생관계 때문에 자기 편을 살리기 위해 법과 정의를 왜곡하여 우리 사회 정의를 무너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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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이고 법은 지키도록 강제하는 규범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법과 정의보다 패거리 집단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 패거리 집단은 이익의 공생관계 때문에 자기 편을 살리기 위해 법과 정의를 왜곡하여 우리 사회 정의를 무너뜨리고 있다.

‘유전무죄’란 말이 있다. 죄를 저지른 사람도 돈과 연줄만 있으면 전관 변호사를 고용해 법과 정의를 왜곡시킬 수 있다. 이른바 ‘선택적 정의’다. 반면 힘도 돈도 없는 서민은 ‘무전유죄 무권유죄’의 희생양이 된다. 이것이 한국 패거리 문화의 적폐이다.
홍진옥 전 인제대 교수
최근 모 대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에서 표절 문제가 불거졌다. 그 교수는 신속하게 표절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런데 만일 교수들의 연구 부정행위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책임자가 사과는커녕 부인만 하고, 학교 당국은 “검증 시효가 지났다” “부당한 중복게재 조항이 교육부 지침에 명시되기 전 논문들이다” 등의 궤변을 늘어놓는다면 학자의 양심은 어디로 간 것이며, 학생들은 무엇을 보고 배우겠는가.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따라서 잘못을 시인하는 것이 떳떳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다.

왜 한국 사회는 고위공직자일수록 실수를 해놓고 사과하지 않고 배짱으로 버티는 사람들이 많은가. 아마도 그런 태도를 부추기는 문화 가운데 하나가 패거리 집단 편들기 문화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권력 패거리에 포함되는 경우 구성원이 잘못했는데도 자기 편이라는 이유로 맹목적으로 편들어주는 문화가, 정작 잘못한 사람도 같은 패거리가 자기 편이라고 편들어주니 사과를 하지 않고 계속 버텨도 괜찮을 것이라는 몰상식한 생각을 조장한 것은 아닌지 우리 모두 반성해야 한다. 더욱이 패거리 집단 중에 권력을 가진 자의 실수에 대해 매우 관대하고 눈감아주는 문화가 한국 사회의 공정과 정의를 엄청나게 훼손해왔고, 잘못을 저지른 자신도 그런 관대한 집단 분위기 때문에 마냥 억지를 부리면 그냥 대충 넘어가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만일 대학에서 패거리에 속하지 않은 평교수가 조금이라도 연구 부정행위를 했다면 당장 중징계가 내려질 것이다.

마치 한국 사회에서 음주운전을 해도 ‘술 먹고 실수할 수도…’ 하며 관대하게 처분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음주운전을 해도 처벌 면제 수준인 선고유예가 내려진다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라고 할 수 있는가. 서민 약자들의 경우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한국 사회는 권력을 가진 자, 돈이 많은 자, 연줄이 있는 자들이 법과 정의를 유린하고 왜곡하니 돈과 권력이 없는 약자들은 재판에 패소하고 억울한 누명을 덮어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누구에게나 동일한 잣대가 적용되어야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이다. 따라서 공정과 정의를 가로막는 전관예우나 패거리 편들기 문화부터 청산하는 것이 정의로운 사회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홍진옥 전 인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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