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처 한정적이고 중국 쏠림 심해..한국 수입 공급망 '적신호'
수입 품목 40.6% 공급망 '취약'
대중 의존도는 세계 평균 상회
"글로벌 공급난 속 경제 악영향"
한국의 원자재 수입 공급망이 다른 국가들보다 취약하고, 특히 중국 수입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부존자원이 적은 데다,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진 탓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 공급망 차질의 영향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처럼 취약한 수입 공급망 구조가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무역팀이 30일 발표한 ‘우리 경제 수입 공급망 취약성 분석’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생산과 투자에 필요한 원자재와 자본재의 상당 부분을 수입으로 조달하고 있다. 국내 제조업 제품 가운데 수입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23.9%에서 지난해 29.4%까지 높아졌다. 특히 한국의 전체 수입 품목 5381개 중 2183개(40.6%)의 수입 공급망이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취약 품목일수록 수입의존도가 높고, 핵심 교역국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들여오는 경로도 다양하지 않다는 의미다.
품목별로는 광산품, 섬유, 사료 등 원자재 품목의 취약성이 글로벌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광산품(철광석 등 금속·비금속 광물과 프로판·무연탄 등 에너지류)과 석유 부문에서 공급망 취약 품목의 비중이 컸다. 보고서는 “우리 경제는 제한적인 부존자원,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에 따른 높은 수요 등으로 원자재 품목의 취약성이 글로벌 수준을 크게 상회한다”며 “전량을 수입하는 석유류 등은 소수 수출국이 글로벌 교역을 독점해 구조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계, 전자, 운송기기 등 자본재의 취약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측정됐다.
한국의 주요 공급망 취약품목 중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품목의 비중이 29.1%로 나타나 글로벌 수준(20.5%)보다 높았다. 중국의 공급망이 악화하면 다른 국가들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구리·알루미늄·아연 등 주요 광물의 경우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비중이 평균 67%로 높아 이와 관련된 반도체, 이차전지 등 주요 산업도 공급망 취약성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앞으로도 공급망 차질이 상시화할 수 있는 만큼 그 충격을 줄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더 중요해졌다. 보고서는 “주요 원자재와 자본재에 대해 수입처 다변화와 국산화 등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취약품목의 재고 비축 등으로 적시 대응력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는 핵심 원자재의 국외 자원 개발, 핵심 기술 국산화 등을 도모해야 한다”며 “다자간 무역협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안정적인 수입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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