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고, 잠기고, 무너지고..중부 휩쓴 장대비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최승현 기자 2022. 6. 3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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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잠수교·중랑천 등 통제
서산 갈산천 다리·제방 붕괴
산사태·침수 신고도 잇따라
용인선 작업 중 노동자 사망
수도권 물바다 집중호우가 쏟아진 30일 경기 수원시 한 중고차 매매단지 주차장에 수십대의 차량이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권에 이틀간 내린 폭우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은 일부 도로가 통제돼 평소보다 출근에 걸리는 시간이 배로 늘어난 사례가 이어졌고, 아예 재택근무로 전환한 회사도 있었다.

30일 서울 동부간선도로는 중랑천 수위가 상승해 전면 통제됐다. 한강 잠수교는 차량과 보행 이동이 모두 통제됐고, 올림픽대로와 내부순환로도 구간별로 진입이 금지됐다. 서울 탄천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됐고 안양천은 산책로가 모두 잠겼다. 안양시는 안양천 주변 출입을 통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날 호우로 큰 불편을 겪은 출퇴근 상황을 중계하는 글이 이어졌다. 출근길에 차를 몰고 나갔다 장대비에 차를 되돌린 사례, 주거지 인근에 산사태가 일어나 22분 걸리던 출근길이 1시간22분으로 늘어난 사례 등이 공유됐다.

퇴근길에도 긴 정체현상이 빚어졌다. 서울시는 이날 퇴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집중 배차 시간을 오후 8시30분까지 30분 연장했다.

이날 친구와 강릉으로 여행을 떠나려다 취소했다는 직장인 김모씨(37)는 “오후 1시 기차로 출발할 예정이었는데 오전부터 하늘이 뚫린 듯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산사태주의보 문자메시지도 여러 통 받아서 다음에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집중호우로 낙석이나 도로 침수, 가로수 쓰러짐 등 피해도 속출했다. 이날 오전 9시10분쯤 경기 광주시 태전동의 한 주택 테라스에 인근 산에서 무너져 내린 토사가 흘러들어왔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안전조치를 한 후 복구작업을 벌였다. 여주시 하동 세종대교에서는 나무가 쓰러져 한때 차량 통행에 차질이 빚어졌고,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에서는 빌라 담벼락이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날 오후 경기 용인시의 한 공동주택 신축 공사장에서는 물웅덩이 위에 떠있는 전선 제거 작업을 하던 60대 노동자가 물웅덩이에 빠져 숨지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노동부는 해당 사업장에 작업중지를 명령했으며,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경기 시흥 안현교차로, 안산 신길동, 평택 고렴리 도로에서는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인천소방본부에는 이날 오후까지 56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이재준 수원시장은 1일로 예정된 취임식을 각각 취소하고 비 피해 현장을 방문하기로 했다.

충청권에서도 폭우로 인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충남 서산에서는 33건의 주택 침수와 19건의 상가 침수, 1건의 비닐하우스 침수, 7건의 도로 침수 등이 발생했다. 서산시 운산면 갈산천 교량 30m와 고산천 제방 100m가 붕괴되는 사고도 이어졌다. 당진에서는 도로 등 공공시설 침수 7건, 주택과 상가 침수 등 24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태안에서도 아파트 앞에 싱크홀이 생기는 등 26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충남소방본부 관계자는 “밤사이 주택 181건, 도로 60건, 토사 1건 등 252건에 대한 안전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충북에서는 이날 오전 2시40분쯤 청주시 오창읍 오창지하차도에 물이 차올라 차량 1대가 물에 잠겼다.

강원 영서지역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강원도소방본부는 지난 29일 오후부터 30일 오후 2시까지 24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유경선·윤기은·최승현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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