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광주·전남 의원들 "새 리더십"..혁신 외친 까닭은
더불어민주당 호남 지역 국회의원들이 30일 “내로남불과 책임정치 부재를 극복할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는 혁신 결의문을 발표했다.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한 것이다. 지난 대선과 6·1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심상치 않은 호남 표심이 차기 총선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광주·전남 지역 의원들은 국회에서 ‘공동 혁신 결의문’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패배 후 민주당은 뼈를 깎는 성찰과 혁신도 모자랄 판에 갈등·분열하며 남 탓하기 바빴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독선과 무능, 국정운영 퇴행에도 제대로 맞서지 못했고, 민생경제를 챙기는 데도 소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호남이 당 혁신 발원지가 되도록 힘을 모으겠다. 변화와 혁신은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8·28 전당대회에서 ‘당원과 국민 중심’의 당을 만들겠다며 “국민 여론과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비율을 높이고, 대의원 비율은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측에 촉구했다.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선 “민주당이 배타적 팬덤정치와 결별하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려면 균형 잡힌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며 호남 몫 최고위원 후보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호남 의원들이 이례적으로 단체행동에 나선 건 지역 위기감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심장’으로 불리는 광주·전남의 6·1 지방선거 성적표는 민주당에 충격이었다. 광주는 전국 최저 투표율(37.7%)을 보였고, 전남에서는 22개 기초자치단체장 중 7개를 무소속 후보가 가져갔다.
호남 의원들 사이에선 싸늘한 민심이 차기 총선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6년 총선에서 호남 지역구 28곳 중 2곳만 승리했던 ‘흑역사’가 재현될 수 있다는 걱정도 들린다. 당시 호남에선 민주당 심판론이 커지면서 안철수 대표가 이끈 국민의당의 싹쓸이(23곳 승리)로 끝났다. 이 때문에 호남 의원들은 이번 전당대회를 반성과 쇄신을 하고, 민심을 달랠 기회로 보고 있다. 대선 패배 이후 이 의원에 대한 실망 여론을 반영해 새로운 리더십을 주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개호 의원은 ‘이 의원 불출마를 요구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특정인을 겨냥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당을 혁신할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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