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소송, 8년간 1200여건.."각국 정부 기후정책 강화에 보탬"
농업·식품·금융 등 분야 확대
245건 판결, 기후 행동에 유리
지난 8년간 전 세계에서 제기된 기후변화 관련 소송이 1200여건에 달한 가운데 정부는 물론 화석연료, 농업·식품, 운송, 플라스틱, 금융 등 여러 분야의 기업을 상대로 한 기후 소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후 소송은 각국 정부가 기후정책을 더 강화하도록 하는 긍정적인 요인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런던정경대 그래덤 기후변화와 환경연구소는 30일 ‘기후 소송 글로벌 트렌드 2022’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1986년 이후 전 세계에서 제기된 기후변화 관련 소송 2002건에 대해 분석했다.
1986~2014년에는 800여건의 소송이 제기됐는데, 2015~2022년 5월에 제기된 소송 건수는 1200여건이었다. 70% 이상이 비정부기구(NGO)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것이다. 많은 기후 소송이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진 최근 2년간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기후 소송이 제기된 국가는 총 44개국으로, 2002건 중 1426건이 미국에서 제기됐다. 나머지 576건의 소송은 이탈리아와 덴마크 등 43개국과 유럽연합을 포함한 15개 국제기구를 상대로 제기됐다. 개발도상국에서 제기된 소송 건수는 88건으로 남미 지역 47건, 카리브해 지역 47건, 아·태 지역 28건, 아프리카 13건 등이다.
보고서는 미국 외 지역에서 제기된 454건의 소송 결과를 분석한 결과, 54%(245건)가 “기후행동에 유리한” 판결을 받았다고 했다.
기후 소송의 공통적인 특징으로는 기후 목표에 대한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고, 화석연료 폐지를 주장하는 것 등을 꼽았다. 또 기후 소송은 소송 당사자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기후정책의 진전이나 기후변화에 대한 대중적 인식 확산, 정부나 기업의 행동 변화 등 보다 광범위한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기후 소송은 정부가 기후 약속을 집행하거나 더 강화하도록 만드는 도구가 되었다”고 했다.
화석연료 기업들을 상대로 한 소송이 점차 늘고 있는 가운데 농업과 식품, 운송, 플라스틱, 금융 등 보다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상대로 한 기후 소송도 많아졌다. 지난해 기업을 상대로 제기된 38건의 소송 중 16건은 화석연료, 나머지 22건은 농업 등 비화석연료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보고서는 기후 소송이 앞으로 더 늘어나고 소송 대상도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기후변화 리스크 관리 책임을 맡은 임원’ 등 개인 책임에 초점을 맞춘 소송,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피해와 관련된 국제 소송, 탄소포집 등 온실가스 제거 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정부 등 주요 탄소 배출국들에 대한 소송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탄소 감축 약속을 지키지 않는 기업에 대한 소송도 제기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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