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황강댐 무단 방류.. 통일부 "사전통보 없어 유감"

북한 황강댐 방류에 대응하기 위해 지은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 2020.8.11/뉴스1

북한이 최근 폭우로 인해 임진강 상류 황강댐 수문을 열어 방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황강댐 방류는 우리측에 사전 통보 없이 무단으로 이뤄졌고, 통일부는 이에 “유감”을 표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30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최근 황감댐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황강댐 수문 개방이 사실이라면, 우리 측이 북측 댐 방류시 사전 통보해 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아무런 통지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8일 북측 수역의 댐을 방류할 경우 남측에 사전 통지하라고 요구하는 대북 입장을 발표했다. 통일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관련 대북통지문의 발송 의사를 전달했으나, 북측이 수신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국방부는 서해지구 군 통신선 마감 통화 시에 관련 내용을 구두 통지사항으로 전달했다.

북한은 며칠 전 부터 황강댐 방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진강 상류 지역에 지난 며칠 간 큰비가 내리면서 수위 조절 차원에서 수문을 연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정부가 북한에 댐 방류 때 사전 통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북한은 응답없이 무단 방류에 나선 것이다.

임진강 상류 황강댐에서 방류가 이뤄지면 한국의 군남홍수조절댐까지 도착하는 데 4∼5시간이 걸린다. 황강댐의 총저수량이 우리 군남댐(총저수량 7160만톤)의 약 5배인 3억5000만톤에 달한다. 황강댐 수문을 열면 임진강 최북단의 필승교와 군남댐 수위가 빠르게 상승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는 황강댐 수문 개방으로 인한 북한의 방류를 감안하여 미리 군남댐 수위 조절 등을 통해 대비해 왔다”며 “필승교 수위가 오늘 오전 1시 5m에서 오후 2시 3.24m로 낮아진 점 등을 고려하면 북한이 황강댐 방류량을 급격히 늘린 것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는 필승교 수위가 하강하는 단계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다음 주까지 북한에 비가 이어지는 것으로 예보되면서 상황을 주시하면서 우발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북한 기상 당국은 7월 2일까지 서해안과 자강도, 함경남도, 강원도의 여러 지역에서 폭우를 동반한 100~150㎜의 많은 비가 내리고, 특히 평안북도 서부지역, 황해북도, 황해남도 남부, 강원도 내륙 일부 지역, 개성시에서 200~300㎜의 정도의 폭우가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