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토종 코로나19 백신

도재기 논설위원 입력 2022. 6. 30.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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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국산 코로나19 백신인 SK바이오사이언스(주)의 ‘스카이코비원멀티주’.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신약 개발은 하늘의 별 따기에 비유된다. 미국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신약의 후보 물질 개발부터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비임상)과 1~3상의 임상, 판매승인의 허가 절차, 시판까지 평균 10년이 소요된다. 1차 임상에 들어가더라도 최종 승인을 받을 확률은 9.6%에 불과하다. 성공할 경우엔 부가가치가 워낙 높아 그야말로 대박이 난다. 주식시장에서 제약·바이오주가 큰 변동성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지난한 신약 개발의 과정을 뚫고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이 탄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주)가 개발한 ‘스카이코비원(SKYCovione)멀티주’(GBP510)가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를 받은 것이다. 이제 완제품의 출하를 위한 ‘국가 출하승인’만을 앞둔 최초의 토종 코로나19 백신이다. 백신 개발로 한국은 자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렉키로나주)를 모두 보유한 나라가 됐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항원단백질을 투여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스카이코비원멀티주’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만든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의 지원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 이번 개발은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이 백신으로 돈벌이에 나선 다국적 백신회사들에 대응하기 위해 SK에 지원한 결과이기도 하다. 가격이 싸고 효과가 뛰어난 이 백신은 아직 백신을 맞히지 못한 제3세계 국가로 지원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일종의 ‘착한 백신’인 셈이다.

SK의 바이오사업은 최종현 선대 회장이 1987년 당시 선경인더스트리 산하에 미래 성장동력으로 ‘생명과학연구실’을 설립한 이후 현 최태원 회장까지 대를 이어 추진되고 있다.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이 배어 있는 35년 투자가 성과를 내기 시작한 셈이어서 값지다. 오유경 식약처장도 “미래 감염병 유행에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보건안보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우리는 제약주권 확보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식량과 자원은 물론 의약품 공급에까지 자국 우선주의가 개입하고 있다. 스카이코비원멀티주 개발 성공이 제약주권 확보의 출발이 되기를 기대한다.

도재기 논설위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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