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국 공조와 국제사회 협력..윤 대통령 '투트랙' 북핵 외교 시동

유정인 기자 2022. 6. 3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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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마드리드/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이뤄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외교 일정 전반에서 북핵·미사일 대응 외교에 나섰다. 한·미·일 3국 공조로 강경 대응 의지를 내보이면서 나토 등 국제사회의 협력을 당부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향후 대북 재제 확대와 함께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밀착행보와 강경 대응 기조에 따라 7차 핵실험을 시사한 북한과의 강 대 강 대결 국면은 계속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이페마컨벤션센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북핵 대응에 한·미·일 3국의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5분간 이뤄진 짧은 회담에서 한·미·일 정상은 북핵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마드리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의미는 한·미·일 안보 협력이 오늘로써 복원되었다는 것”이라며 “백악관과 바이든 대통령도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역사적이었다.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라는 의견을 전달해 왔다”고 말했다.

미국이 준비중인 북한 제재 확대를 두고 한국과의 협의도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이날 회담에서 추가 대북 재제가 논의되진 않았다면서도 “북한 인물과 기관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겠다는 플랜이 준비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추가 제재는 군사 사항도 많고, 보안 사항이라 한·미 간 협의는 해놓았지만 지금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다”고 했다. 앞서 미국은 북핵·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원을 차단하기 위한 제재 확대를 시사해 대북 강경 대응 기조가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전날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 연설에서도 북핵 문제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유엔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고,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면서 “나토가 우리를 일관되게 지지해 온 것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 의지보다 국제사회의 북한 비핵화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면서 나토 동맹국과 파트너국 지도자들의 협력을 요청했다.

이번 외교 일정을 통해 윤 대통령은 한·미·일 밀착, 국제사회 공조를 통한 북한 비핵화라는 자신의 구상을 다자 외교 무대에 알렸다. 호주·네덜란드·폴란드·체코 등 각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에서도 북핵 문제에 대한 지지와 협력을 재확인받는 성과를 얻었다. 다만 한반도 긴장을 낮추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변수와 과제도 적지 않다.

한·미·일 3각 공조는 강력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대북 억지력을 높이려는 한국, 3국 밀착 행보로 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 북핵을 계기로 자국 군사력 강화에 나서려는 일본의 이해관계가 접점을 이루는 지점이다.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핵실험이 일어났을 때에 공동 훈련을 통해서 한·미·일 간에 함께 대처해 나가겠다. 미·일 동맹의 억지력, 대응력 강화를 위해서도 일본의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방위력 강화 움직임을 견제하면서 동시에 안보 협력을 강화해야 하는 모순적 과제를 다뤄야 하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곧바로 한·미·일 군사 협력으로 이어진다기보다는 미국의 전략자산, 한·미 간의 군사적 조치, 유엔 안보리 차원의 새로운 결의안 등 경제 제재가 우선적 메뉴”라면서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 문제는 평화 헌법 구조의 제약 문제 때문에 시일이 걸리고 점진적으로 검토해야 될 문제”라며 “5년 만에 만난 3국 정상이 갑자기 군사 협력을 논의하는 것은 건너뛰는 얘기”라고 말했다.

마드리드|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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