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경계 허문 '로큰롤의 제왕', 스크린으로 부활
무명이던 10대 때부터 40대까지
슈퍼스타의 굴곡진 삶·음악 조명
'신예' 버틀러, 1년 반 넘게 노력 끝에
뇌쇄적 표정·몸짓·창법 등 완벽 재현
'위대한 개츠비' 루어먼 감독 메가폰
"쇼비즈니스의 희생양 된 그의 인생
K팝 비롯한 대중문화도 성찰해야"
매끈하게 빗어넘긴 머리에 덥수룩한 구레나룻, 가슴을 드러낸 실크 셔츠와 걸걸한 저음, 그리고 당대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끈적한 퍼포먼스까지. 엘비스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세계적 스타로만 평가되기엔 아쉬운 부분이 많다. 흑백 차별이 여전하고 개인의 욕망이 금기되던 시대, 엘비스는 음악으로 흑백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퍼포먼스 역시 단순한 외설적 동작이 아닌 정체성의 표현이었다. 오히려 그는 ‘골반 엘비스’(Elvis the Pelvis)라는 별칭과 함께 얻은 퇴폐·반항적 이미지와 달리,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 어머니를 끔찍이 챙기는 모범 청년이었다. 영화는 소년 엘비스가 흑인 부흥회에 잠입해 온몸으로 음악을 받아들이는 장면을 통해 그의 음악적 출발점과 정체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로미오와 줄리엣’(1996), ‘물랑루즈’(2001), ‘위대한 개츠비’(2013) 등 화려한 영상미와 감각적인 음악으로 유명한 배즈 루어먼 감독이 각본·연출을 맡아 지난달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12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감독은 뮤직비디오를 연상시키는 현란한 화면 분할과 과감한 만화 장면 삽입을 통해 강렬한 영상미를 선보였다. 특히 감독의 주특기인 음악 연출을 십분 발휘해 엘비스 원곡과 리메이크곡, 흑인 음악을 적절히 버무렸다. ‘하운드 독’(Hound Dog), ‘트러블’(Trouble), ‘캔트 헬프 폴링 인 러브’(Can’t Help Falling in Love) 등을 영리하게 배치했다.
루어먼 감독은 쇼비즈니스 희생양으로 그려지는 엘비스 모습은 오늘날 K팝을 비롯한 대중문화 산업에도 많은 걸 시사한다고 말했다. “톰 파커는 어린 엘비스를 보며 역사상 첫 번째 아이돌을 만들었습니다. 비즈니스에 지나치게 무게를 실으면 아티스트가 무너진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한국 문화계 관계자들을 많이 알고 있어요. 매니지먼트가 아티스트 운명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고민해볼 문제입니다. 비즈니스만큼 아티스트의 정신적 건강도 중요합니다. 이를 조율하지 못하면, 정말 파괴적인 결과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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