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규 2차관, SW기업과 3시간 끝장토론.."소부장급 지원 필요해"(종합)

이기범 기자 2022. 6. 3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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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 개최..SW 업계 고충 토로
끝장 토론 형식 IT 현장 행보 이어져..다음주엔 '인재양성' 주제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타이어빌딩에서 열린 '제2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2.6.30/뉴스1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소프트웨어(SW) 기업과 끝장 토론 형식의 간담회를 열고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현장 속에서 디지털 정책 방향의 해답을 찾겠다는 취지다. 이날 기업들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같은 지원책에 SW 분야에도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타이어빌딩에서 '제2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간담회는 'SW산업의 질적 도약을 위한 국내 SW 기업의 성장 및 해외 진출 지원 방안'을 주제로 열렸다. 행사 내용은 첫 간담회와 마찬가지로 언론에 모두 공개됐다. 이날 오후 2시에 시작한 행사는 약 3시간 동안 이어졌다.

박 차관은 "처음 이런 형식으로 간담회를 하는 데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실제로 해보니 솔직하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어서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했다"며 "정부가 운영하는 각종 지원 제도의 잘잘못부터 글로벌 시각까지 같이 공유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행사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박 차관은 지난 23일 인공지능(AI)·데이터 기업을 대상으로 끝장 토론 방식의 첫 간담회를 연 바 있다. 당시 박 차관은 매주 혹은 격주 단위로 이 같은 현장 밀착형 행정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첫 간담회 이후 일주일 만에 진행된 두 번째 행사에는 헬스케어, 문화, 핀테크, 정보보안,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분야 SW 전문 기업이 참석했다.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이사, 임진석 굿닥 대표이사,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이사, 곽영호 한터글로벌 대표이사, 이선웅 클라우다이크 대표이사, 오영수 영림원소프트랩 부사장, 신성원 원투씨엠 부사장, 이상국 안랩 상무, 우경일 한컴인텔리전스 이사 등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SW에도 '반도체 소부장' 같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세계적으로 유망한 SW 원천 기술을 선별해 집중 지원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는 "제조업 쪽에서는 '소부장'을 얘기하며 국가에서 여러 지원책을 마련해주는데 SW 분야에서도 이 같은 지원 제도가 있었으면 한다"며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숙성 기간이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소부장 제도 같은 것을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국내 SW 생산액은 2020년 66조4000억원으로 연평균 7.7% 증가했다. SW 수출은 2020년 158억2000만달러(약 20조5502억원)로 연평균 11.3% 성장했다. 그러나 국내 SW 기업들은 여전히 수출 장벽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전략물자관리제도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략물자관리제도는 무기 등으로 전용될 수 있어 국제 수출 통제 체제 원칙에 따라 국제 평화 및 안전 유지와 국가 안보를 위해 수출 허가 등 제한이 필요한 물품, 소프트웨어 및 기술의 수출을 통제하는 제도다.

오영수 영림원소프트랩 부사장은 "설마 전사자원관리(ERP)가 전략물자에 해당할까 생각하고 수출했는데 작년에 경찰 조사도 받고, 담당 직원은 기소 유예 처분까지 받았다"며 "클라우드 기반의 체험 계정에도 전략물자 승인을 받아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연내 SW 분야 전략물자관리제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타이어빌딩에서 열린 '제2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에서 소프트웨어기업 성장 및 해외진출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2.6.30/뉴스1

해외 진출에 적합한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개발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정부 정책과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는 건의도 나왔다.

임진석 굿닥 대표는 "재건축 관점에서 기존 레거시 패키지 소프트웨어 인프라, 생태계를 전면적으로 엎을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 유관 기관과의 공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SaaS, 클라우드 전환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짚었다.

박 차관은 "실제 공공기관의 의견을 들어보면 클라우드 전환보다 지금 깔려 있는 소프트웨어를 쓰면 된다는 인식이 크다"며 "재건축 수준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기에 일부 동의하며, 정부가 이런 문제를 돕겠다"고 말했다.

규제 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는 코로나19 시기에 한시적으로 허용됐지만, 여전히 규제에 막혀 국내에서도 생존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며 "우리나라가 잘하는 대표적인 전문 분야가 의료와 IT인데 국내에서 원격의료 산업 규제가 완화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과기정통부는 디지털 국정과제 현장 간담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다음주에는 중소 IT 기업들이 가장 난제로 꼽는 '인재 양성'을 주제로 한 간담회가 진행될 예정이며, 이후 메타버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의 분야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박 차관은 "앞으로 소프트웨어는 SaaS라는 생각으로 정책 재점검 및 조직 구상을 해보겠다"며 "대한민국 디지털 국가 전략 만드는 데 오늘 현장 의견을 잘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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