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성상납 의혹' 수사 속도..경찰, '찐간장' 김성진 7시간 조사
이준석 대표 성상납, 명절 선물 의혹 핵심 인물
김 대표 측 "이준석, 박근혜 연결에 '힘 써보겠다' 말해"
"이 대표 총 20회 이상 접대"
"김성진 수사가 찐간장, 나머지는 싱거울 수 있다"
성상납, 알선수재, 증거인멸 등 수사 관건
경찰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게 성상납을 한 의혹을 받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에 대한 접견 조사에 착수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대표는 이 대표를 향해 자신을 '찐간장'이라 표현하며 치명타를 예고한 반면, 이 대표 측은 갖가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수사의 초점은 이 대표가 실제 성상납을 받았는지 유무, 뒷배 혹은 알선을 약속하며 대가를 받았는지 여부, 추후 증거인멸을 시도했는지 등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성상납 무마 의혹이 제기된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한편, 그간 확보한 진술과 증거자료 등의 신빙성을 따져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40분까지 김성진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당초 조사는 지난 23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김 대표 측이 증거 자료 검토 등을 이유로 연기를 요청하면서 한 차례 미뤄진 바 있다.
김 대표는 이준석 대표가 2013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 시절 성 접대와 명절 선물 등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며 현재 별개 사건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다. 경찰의 접견 조사는 이번이 처음으로, 경찰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의 법률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회사인 아이카이스트에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방문해주기를 바랐다. 이에 당시 비대위원인 이 대표에게 SNS 메시지를 보낸 뒤 대전에서 처음 만나게 됐다고 진술했다.
김 대표는 이 대표가 박 전 대통령 연결에 '힘을 써보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2013년 7월 11일 김 대표가 이 대표와 밥을 먹으며 '대통령을 모실 방법이 없겠느냐'고 물었더니, 이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을 연결해줄) 두 명을 거론하며 '힘을 써보겠다. 도와주겠다'고 답했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김 대표 측에 따르면 이 대표에 대한 성상납이 이뤄진 시점은 2013년 7월 11일과 8월 15일이다. 앞서 이 대표가 '힘을 써보겠다'라고 말을 한 뒤 성상납이 이뤄졌기에 '알선수재'에 해당한다는 게 김 변호사의 주장이다. 알선수재는 직무와 관련한 일을 잘 처리해 주도록 알선해 주고 그 대가로 금품을 받는 범죄 행위다.
김 변호사는 또 김 대표가 경찰 조사에서 2013년 7월 11일과 8월 15일 대전 유성구에서 두 차례의 성 상납을 제공한 것을 포함해 포함해 2016년까지 총 20회 이상 이 대표를 접대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관건은 '증거'다. 김 변호사는 성상납을 증명할 자료에 대한 질문에 "이준석 대표가 대전에 왔을 때 일정표, 업소에서 결제한 카드 내역, 환불 내역 등이 있다"며 "(성상납 의혹 제보자인) 직원 장모씨도 가진 자료가 꽤 많아 제공해 달라고 설득 중"이라고 답했다. 또 "김 대표의 진술이 너무나 구체적"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일단 진술 및 증거 자료를 면밀히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 대표 등 진술 내용을 상세히 검토해봐야 한다"며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기에 구체적인 사안을 답하긴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성접대를 받은 이후 김 대표에게 이른바 '박근혜 시계'를 선물했다는 김 대표 측의 주장도 진실 공방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김 변호사는 "2013년 7월 11일 이 대표를 대전 룸살롱에서 접대하면서 '당신은 박근혜 키드이니 박근혜 시계 구해줄 수 있나. 너무 갖고 싶다'고 청했지만 이 대표는 '그건 나도 못 구한다'고 냉정하게 잘랐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얼마 뒤 다시 대전에 내려오면서 박근혜 대통령 시계를 들고 와 김 대표에게 줬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엄청나게 거짓말을 해대면서 장난친다"며 "저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 시계를 받은 적도 없고 구매한 적도 없고 찬 적도 없고, 따라서 누군가에게 줄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성상납 및 알선수재 의혹 등을 둘러싸고 경찰 수사 향방이 주목되는 가운데, 성상납 무마 의혹 역시 수사의 키 포인트가 되고 있다. 경찰은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무마하려고 이른바 '7억 원 각서'를 써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을 지난 4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7억 원 각서' 의혹의 골자는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이 일자 김 실장이 김성진 대표의 수행원이었던 장모씨를 만나 '성상납이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 확인서를 받는 대신 대전의 한 피부과에 7억 원 투자를 약속하는 각서를 써줬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실장은 7억 원 투자 각서는 별다른 대가 없이 작성됐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이 대표를 둘러싼 압박이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경찰은 이 대표에게 포괄일죄(범행 수법이 비슷한 경우 하나의 범죄로 간주)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선수재죄 공소시효는 7년으로, 2013년에 상납을 받았을 경우 공소시효는 이미 지난 상태가 된다. 하지만 2015~2016년께까지 김 대표가 이 대표에게 명절 선물을 전해줬다는 점 등 전반적인 사실 관계가 확인된다면 공소시효 문제도 사라지게 된다.
김 대표는 김소연 변호사를 통해 낸 최근 입장문에서 이 대표를 향해 "금주 간장을 드시는 것 같던데 그거 혹시 진간장 아니냐"며 "김성진이 이번 주 서울경찰청 수사 받는 것이 '찐'간장일 뿐, 나머지는 싱거울 수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SNS에 "디코이(decoy·미끼)를 안 물었더니 드디어 직접 쏘기 시작한다"며 "이제 다음 주 내내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한 바 있다. '디코이'는 이 대표와 연일 갈등을 빚었던 배현진 최고위원을, '간장'은 '간철수(간 보는 안철수)와 장제원'의 줄임말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이를 활용해 '찐간장'이라는 표현을 쓰며 자신이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 대표의 '고립' 상태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친윤'(친윤석열) 박성민 의원은 직을 사퇴했다. 이 대표에 대한 당 차원의 윤리위원회 심의 절차는 다음 달 7일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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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ku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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