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이라는 체념, 박용진이라는 기대감으로 바꾸겠다"

조윤영 2022. 6. 3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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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계파에 곁불을 쬐지 않았고 악성 팬덤에 무릎 꿇지 않았고 등 돌리지 않았던 사람이 당 혁신을 이끌어가야 한다"며 "완전히 달라진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 '97그룹'(1990년대 학번·1970년대생) 정치인 가운데 강병원 의원에 이어 두번째로 차기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것이다.

그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체념을 박용진이라는 가슴 뛰는 기대감으로 바꾸겠다"며 이 의원을 향해 "민주당의 혁신을 놓고 세게 붙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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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 이후 민주당]민주 당 대표 주자 박용진 의원
총선 패배 공포가 '어대명' 불러
'97그룹' 단일화 문 열려 있지만
1등 반대가 목적이 될 수는 없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의원실 제공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계파에 곁불을 쬐지 않았고 악성 팬덤에 무릎 꿇지 않았고 등 돌리지 않았던 사람이 당 혁신을 이끌어가야 한다”며 “완전히 달라진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 ‘97그룹’(1990년대 학번·1970년대생) 정치인 가운데 강병원 의원에 이어 두번째로 차기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것이다. 그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체념을 박용진이라는 가슴 뛰는 기대감으로 바꾸겠다”며 이 의원을 향해 “민주당의 혁신을 놓고 세게 붙자”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간담회 및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호남 유권자와 민주당을 지지했던 많은 분이 왜 6·1 지방선거 때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는지 이해됐다”며 “민주당에 보여주고 있는 차가운 눈길과 뜨거운 실망감에 응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특히 “국민들의 상식과 눈높이(에 맞고) 국민들에게 한 약속은 지키는 정당이 되는 것이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이고 승리하는 정당이 되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무소속 윤미향 의원의 제명 문제와 민형배 의원 복당 문제에 민주당이 어떻게 처신할 것인가가 국민의 관심사”라며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며 국민에게 약속했던 것들을 지키면 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아예 “당대표가 되면 (윤 의원) 제명 약속을 지키고, 민 의원의 복당을 위해 특별한 다른 결의를 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박 의원은 또 “청년의 가슴을 뛰게 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그는 “민주당 집권 5년 동안 청년이 투잡, 쓰리잡을 넘어 엔(N)잡러가 된 사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 개정, 제도 정비, 사회적 합의를 위해 얼마나 열을 쏟았냐”고 돌아보며 “선진국 대한민국의 초대를 받지 못한 국민들, 노동자인데 사업자로 불리면서 노동권을 보호받지 못하고 사회복지제도에서 소외 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민주당으로 새롭게 가치를 정립하고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비판은 “박용진의 숙제고 과제”다. 민주노동당 등 20년 간의 진보정당 활동을 끝내고 민주당의 일원이 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그에겐 ‘비주류’란 딱지가 따라 붙는다. 게다가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가 거론되면서, ‘2024년 총선에서 이기려면 3·9 대선에서 1600만표를 넘게 받은 이 의원이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그를 비롯한 ‘97그룹’들의 세대교체 요구 목소리가 ‘찻잔 속 폭풍’에 그칠 것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이런 주장에 대해 “총선 패배 공포가 당내에 있지만 자기 최면을 거는 방식으로 전당대회를 치러선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어대명’이란 표현에는 그야말로 절망적 기대감이 담겼다”며 “그런 절망적 상황이나 체념에 민주당을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의원들의 몸부림에 대한 박용진의 호응”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최근 민주당 워크샵에서 의원들의 눈빛과 행동도 달라졌다”며 “찻잔 속 태풍이라고 말했지만, ‘폭풍 전야’다. 전당대회에서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계파 대결 구도나 팬덤의 무조건적 지지를 받는 주자보다는 진정한 당 혁신을 이끌 주자가 주목받을 것이란 취지다. 그는 이와 관련 “조국 사태 때, 위성정당 사태 때, 당헌·당규를 바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을 출마시켰을 때 침묵하거나 뒤로 물러서 있었다면 혁신의 기수가 되기 어렵다”며 “국민들은 구체적 상황에서 할 말 하고 할 일을 했던 사람을 기억할 것”이라고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박 의원과 강병원 의원에 이어, ‘97그룹’ 강훈식 의원도 오는 3일 당 대표 출마 선언을 예고한 상황이다. 박 의원은 “역동성을 만들기 위해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면서도 “1등을 반대하기 위한 단일화라면 국민 누가 좋아하겠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우리 97그룹들끼리도 서로 생각하는 혁신이나 가치가 다르다”며 “과거 나의 행동을 명백히 반성하며 서로 세게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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