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범기 전주시장 "전주를 다시 전라도의 중심도시로"

2022. 6. 3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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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인 기자, 김대홍 기자(=전주)(95minkyo@hanmail.net)]
민선8기 전북 전주시의 '우범기 호'가 출범한다. 그동안 전주시는 '조선의 3대 도시'에서 '호남의 수부(首府)'로 입지가 좁혀지더니 지금은 전국 20대 도시에 조차 선뜻 명함을 들이밀기가 난망한 처지가 됐다. 6.1지방선거를 통해 전주시를 이끌게 된 우범기 당선인은 '전주의 대변혁'을 시민들에게 약속했다. 민간의 규제를 풀고 재건축과 재개발을 직접 챙기며, 지방채도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발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뒤쳐진 전주의 자존심을 다시 끌어 올리기 위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프레시안>은 취임 전 인수위 막바지 활동에 분주했던 27일 오후 당선인 사무실을 찾아 우범기 당선인의 시정 운영 구상을 들어봤다. (이하 답변 항목에서 당선인 호칭 생략) <편집자주>   

▲우범기 전북 전주시장 당선인이 27일 오후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프레시안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인수위
프레시안: 6.1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한 달 여 쉼 없이 달려오셨습니다. 인수위 활동과 업무보고 새로운 시정 구상 등 만만찮은 한 달이었을 것 같습니다.

우범기 전주시장: 오로지 전주 발전의 디딤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많은 시민을 만났습니다. 시민의 바람은 저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전주가 옛 전라도의 중심지다운 도시로 경제적인 활력을 되찾고, 전주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었습니다. 전주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선거기간 내내 '실천하고 행동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드렸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인수위 활동기간 위원들과 함께 현장을 누비고 시민들을 만나면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전주 대변혁을 이루기 위해 깊은 고심을 했습니다.

프레시안: 전주의 발전을 이야기하고 희망이 넘치는 지역의 비전을 이야기합니다. 현실에서 전주의 미래를 미리 볼 수 있는 모델도시가 있을까요.

우범기 전주시장: 유럽의 경우 과거와 미래를 잘 섞어 놓아 전통문화와 경제, 산업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 더러 있습니다만 아직 국내의 경우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경주가 신라의 왕도로서 나름의 도시정책을 통해 가꾸고 있지만 과거는 충분한데 미래를 입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여와 공주도 안타깝지만 과거와 미래의 조화가 이루지 못해 한계를 드러냅니다. 전주는 그동안 한옥의 자산을 활용해 어찌됐든 1천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전주도 훌륭한 전통문화 자산을 가지고도 산업화나 일자리 창출로 연계하지 못하고 현상 유지만 해왔다는 점입니다. 과거의 전통을 지키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입니다. 그 틀을 깨야하고 여기에 미래 산업을 덧입히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전주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주와 완주가 서둘러 통합을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범기 전북 전주시장 당선인이 27일 오후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프레시안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인수위

프레시안: 자연스럽게 전주·완주 통합의 문제로 연결됐습니다. 왜 통합이 되어야 하며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우범기 전주시장: 전주의 발전이 없이는 전북의 발전도 없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렸듯이 전주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기업을 만나 ‘완주가 전주하고 통합이 돼서 완주군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전주시에 하는 것’이라고 알려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전주·완주는 통합이 될 것이고 현대자동차도 완주가 아닌 전주에 있다고 홍보해야 합니다. 저는 2026년 지방선거에서는 완주·전주 통합시장이 선출될 수 있도록 통합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약속을 드린 바 있습니다. 과거 통합에 실패했던 것을 거울 삼아 이번에는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입니다. 즉 ‘통합 전주시청사’ 입지를 특정하지 않은 채 완주군민들이 스스로 지역 내에서 경쟁을 거쳐 결정하도록 하고 전주시가 과감한 양보를 통해 완주군민들의 전폭적인 동의를 이끌어 낼 것입니다. 김관영 도지사께서도 ‘전북도민들이 변화를 체감하기에 전주·완주 통합만큼 상징적인 사안이 없는 만큼 양 시장·군수가 만나 통합 논의를 시작하면 적극 돕겠다’고 밝혔으니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프레시안: 후보시절과 당선인 시절에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적하신 것처럼 다른 지역에 비해 전주의 발전이 더딘 요인이 어디에 있을까요.

우범기 전주시장: 무엇보다도 변화를 싫어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현장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많은 공무원과 시민, 특히 일부 기업들까지도 변화를 싫어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익숙해져 있어서 역설적으로 시민들의 만족감과 행복감은 다른 도시보다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불만이 있어야 새로운 것이 생기는데 만족을 하니 발전에는 더디고 개발이나 투자에 대해서도 보수적으로 대처를 하고 있다고 봅니다.
또 공직 내부에서는 민원의 요구에 대해서도 ‘안 되는 이유’부터 찾습니다. 그래서 공무원들의 긴장을 통해 조금 빨리 성공한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일례로 앞으로 2년간 들어갈 집이 없다고 하는데 아파트 건설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주택보급률이 110%니까 아파트를 그만 짓자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시민들의 욕구는 지금 보다 큰 곳으로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노후 주택을 재개발해 스마트한 집으로 공급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합니다. 30~40년 된 아파트는 냉난방부터 에너지 효율이 얼마나 낮은가를 봐야 합니다. 미래형 아파트로 재건축하는 것이야 말로 친환경적이고 탄소중립 정책에 맞는 것입니다. 저대로 놓아두는 것은 옳은 것이 아닙니다.

프레시안: 전주를 바꿀 마지막 기회라며 재개발과 재건축을 비롯해 대형 도시개발 프로젝트 공약의 실행을 약속하고 있는데요.

우범기 전주시장: 우선 올해 안으로 그동안 전주에서 볼 수 없었던 1조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전주는 큰 꿈을 꿔야 합니다. 이제는 ‘전주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공무원과 시민들께서도 느껴야 합니다. 조선왕조 발원지이며 한양, 평양과 함께 조선 3대도시 중 하나였던 전주에 1조원 규모의 ‘조선 궁원 프로젝트’를 추진해 일자리 창출과 경기 부양의 동력으로 삼겠습니다. 민간이 개발하겠다는데 행정이 이를 막을 이유가 없습니다. 규제는 정부와 전북도의 규제로 충분한만큼 전주시의 규제는 원천적으로 없애야 합니다. 대한방직과 종합경기장 개발 등은 시장 취임이후 즉각 추진할 것이고 전주시가 유지해야 될 것과 버려야 될 것을 분명히 구분해 속도감 있게 완전히 새로운 전주로 탈바꿈시켜 나가겠습니다.

▲우범기 전북 전주시장 당선인이 27일 오후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프레시안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인수위

프레시안: 개발과 속도를 중요시하는데 공직 내부의 우려나 시민사회의 반발이 없을까요.

우범기 전주시장: 저는 시장 직속으로 재개발·재건축 팀을 두고 아예 국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지 않고 시장이 직접 챙길 것이라고 시민들께 공언한 바 있습니다. 또한 인·허가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민원을 가장 빠르게 처리하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승진시기와 상관없이 특별 승진시킬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또한 법적으로 허용된 한도 내에서 지방채를 발행해 경기부양에 사용할 것입니다. 이것은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것을 지난해 9월 이후 현장으로 돌아다니면서 만난 많은 시민들과 대화를 하면서 공감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시민들이 눈치를 보고 나서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시민들이 용기 있게 나설 수 있도록 행정이 앞장서겠습니다. 지역을 바꾸는 일은 기존의 틀을 유지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저 또한 인기에 연연하거나 다음 선거를 생각한다면 큰 변화를 이뤄내지 못합니다. 시민들과 함께 담대하게 큰 걸음으로 전주의 변화를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프레시안: 어쨌든 변화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이 이번 전주시장 선거 결과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끝으로 시민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우범기 전주시장: 전주 대변혁을 위한 큰 여정의 출발을 함께 해주신 전주시민께 감사드립니다. 전주시민들께서는 전주 대변혁을 통해 잘 사는 전주, 1000년 전주의 당당한 위상을 다시 세워나가겠다는 저의 비전을 선택해 주셨습니다. 전주시정을 저에게 맡겨주신 시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전주시민 여러분의 성원에 어긋남이 없이 시장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겠습니다. 저 우범기가 시작할 ‘전주대변혁’에 전주시민 여러분의 참여를 정중히 요청합니다. 당선 첫 날의 마음이 임기 내내 이어지도록 더욱 낮은 자세로, 더욱 성실하게 시정을 이끌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우범기 전주시장은 전북 부안군 출신으로 전주 해성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1년 행정고시(35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기획재정부 전신인 기획예산처 재정전략실 재정분석과장, 예산실 기금운용계획과장, 예산실 노동환경예산과장, 통계청 기획조정관, 광주광역시 경제부시장, 기획재정부 장기전략국장, 더불어민주당 예산결산 수석전문위원,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등을 지냈다.
전라북도 정무부지사로 재임 시 전북의 ‘국가예산 8조원 시대’를 열었고 광주광역시 경제부시장 시절에는 현대차 캐스퍼를 위탁생산하는 ‘광주형 일자리’를 태동시켰다. 2010년부터 3년 연속 기획재정부 직원들이 뽑은 ‘닮고 싶은 상사’에 올라 ‘명예의전당’에 헌액됐으며 ‘레전드 우’라는 별명도 이때 얻었다. 우 시장은 직설적이고 솔직담백한 성격으로 언행에 꾸밈이 없고 격의 없는 소통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으로는 아내와 외동딸이 있다.

[최 인 기자, 김대홍 기자(=전주)(95minky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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