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수혜 TDF에 ETF 장점 더한 상품 쏟아진다

정혜진 기자 입력 2022. 6. 30. 19:00 수정 2022. 6. 3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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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키움·한화운용 10종 동시출격
투자 편의성 높이고 수수료는 내려
"단기거래 간편한 ETF 특성 가미
장기성과 추구 TDF와 상충" 지적도
[서울경제]

삼성자산운용·키움투자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이 상징지수펀드(ETF) 형태의 타깃데이트펀드(TDF)를 동시 상장하며 TDF 시장 선점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투자자의 은퇴 시기에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TDF는 7월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도입에 따른 퇴직연금 유입 수혜가 가장 클 상품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각 운용사들이 TDF에 대한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매매 편의성은 높이고 투자 비용은 낮춘 TDF ETF를 각기 다른 글라이드패스(자산 투자 비중 추이)로 무장해 선보이는 모습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TDF ETF가 투자 편의성을 높인 것은 맞지만 단기 거래가 용이한 ETF의 특성이 안정적인 장기 투자가 목적인 TDF의 목적을 흐릴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나온다.

30일 삼성·키움·한화자산운용의 TDF ETF 10종이 유가증권시장에 동시 입성했다. 투자자의 은퇴 시기가 다가올수록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비중은 높이는 자산 배분형 성격을 가진 기존 TDF에 매매가 자유롭고 일반 펀드 대비 수수료가 낮은 ETF의 장점을 더했다. 3개 운용사의 상품 모두 기초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형으로 포트폴리오를 ETF로 구성해 간접적으로 위험·안전자산 비중을 조정한다.

TDF 경쟁에서는 투자자의 생애 주기에 따른 최적의 자산 배분으로 가장 좋은 장기적 성과를 내놓는 것이 관건이다. 이번에 상장한 TDF ETF들 역시 각각 독자적인 글라이드패스를 내세우며 차별화를 뒀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TDF 액티브’ 2030·2040·2050 등 3종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과 공동 개발한 글라이드패스를 사용한다. 빈티지별로 비중 차이가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 선진국 및 신흥국 주식과 한국 국채 관련 상품으로 구성된다. 해외 국채는 포함하지 않는데,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다양한 조합의 포트폴리오 성과를 비교해봤을 때 글로벌 주식과 한국 국채의 조합을 최선의 자산 배분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키움운용의 ‘히어로즈 TDF 액티브’는 S&P 글로벌의 기초 지수를 추종하되 자체 개발한 글라이드패스를 사용한다. 해당 글라이드패스는 ‘키워드림 TDF’에서 4년간 트랙레코드를 쌓아왔다. 키움운용 역시 2030·2040·2050 등 3개 빈티지별로 상품을 출시했다. 글로벌 주식과 국내 채권뿐 아니라 해외 채권에도 투자한다는 특징이 있다. 키움운용 측은 “해외 채권에도 투자하기 때문에 달러 강세 국면에서 환 노출에 따른 수익률 상승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운용은 ‘ARIRANG TDF 액티브’ 운용을 위해 모닝스타와 글라이드패스를 새롭게 공동 개발했다. 한화운용은 3사 중 유일하게 2030에서 2060까지 4종의 상품을 출시했는데 빈티지별로 모닝스타의 국내 맞춤형 5개 보조 지수를 활용해 글로벌 주식과 국내 및 해외 채권 비중을 조정한다. 투자 기간이 가장 긴 2060의 경우 위험자산의 비중이 79.9%, 안전자산은 20.1%다. 은퇴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한국 채권 비중을 높여 환율 등과 연관된 변동 위험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운용 보수는 한화운용이 가장 낮다. ARIRANG TDF ETF의 경우 2030부터 2060까지 연 수수료가 0.1%대로 출시됐다. KODEX TDF ETF는 연 0.2~0.3%대, 히어로즈 TDF ETF는 연 0.3%대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업계에서는 7월 12일 디폴트옵션 도입 후 퇴직연금의 운용이 활성화될 경우 생애 주기별 투자에 가장 적합한 TDF로의 자금 유입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운용사들은 TDF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관련 ETF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TDF ETF가 디폴트옵션 적격 상품에 들어갈 수 있을지 역시 시장의 관심사다. TDF는 환매에만 10영업일이 소요되고 운용 보수가 비교적 비싸지만 TDF ETF의 경우 주식처럼 매도 즉시 환매가 확정되고 종목 교체가 가능하다. 펀드 대비 운용 보수가 저렴하며 TDF 보유 종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이날 상장에 나선 3사와 더불어 미래에셋자산운용·KB자산운용 등도 TDF ETF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단기 매매가 간편한 ETF 성격을 가미한 점이 장기 성과를 추구하는 TDF의 본래 의미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기적으로 자산가치가 하락하거나 시장이 급락할 경우 투자자가 장기적인 수익률을 고려하지 않고 상품을 빠져나갈 유인이 생긴다는 것이다. ETF 상품으로서 괴리율에 따른 추가적 비용 발생 가능성도 지적됐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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