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권 폭우-충남] 아닌 밤중에 '물폭탄'..서산·당진, 농지·가옥 침수피해 속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 가을에 판매하려고 건조 중이던 달래 종구가 모두 물에 잠겼습니다. 선풍기 틀어놓고 말리고는 있는데 팔아먹을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30일 새벽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충남 서산·당진 지역 농민들은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달래 종구를 생산하는 이영호씨(63·서산시 해미면 반양리)는 최근 수확을 마치고 건조 중이던 종구 4t가량이 이번 폭우로 물에 잠겼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산, 건조중인 달래종자 침수피해
당진, 콩밭 모두 쓸려가 농사 망쳐
“올 가을에 판매하려고 건조 중이던 달래 종구가 모두 물에 잠겼습니다. 선풍기 틀어놓고 말리고는 있는데 팔아먹을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30일 새벽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충남 서산·당진 지역 농민들은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달래 종구를 생산하는 이영호씨(63·서산시 해미면 반양리)는 최근 수확을 마치고 건조 중이던 종구 4t가량이 이번 폭우로 물에 잠겼다.
이씨는 “비가 워낙 많이 오다보니 인근 도당천으로 물이 빠지지 않으면서 종구를 건조하던 비닐하우스로 순식간에 물이 들어찼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물이 빠지자마자 종구를 말리기 시작했는데 잘 말라서 사용할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앞으로 계속 비가 온다고 하니 걱정이 크다”며 “사용하지 못하고 버리게 되면 1000만원 정도는 손해를 보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서산 지역에는 30일 새벽 그야말로 ‘물폭탄’이 쏟아졌다.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8일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서산 지역 누적 강수량은 무려 284㎜에 달했다.
이남호 서산 운산농협 조합장은 “지난 밤부터 새벽까지 하늘이 뚫린 것처럼 쉬지 않고 비가 내렸다”며 “서산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비가 거의 안 와 전국에서 가장 가문 지역 가운데 하나였는데 순식간에 수해 지역이 됐다”고 말했다.
폭우로 인해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도 속출했다. 양기순씨(73·서산시 운산면 수당리) 집도 그 가운데 하나다. 양씨는 “밤 11시쯤부터 인근 수당천 물이 집으로 점점 밀려 들어와서 12시30분쯤 119에 신고하고 집 밖으로 피신했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현재 수당천을 지나는 도로 공사를 하고 있는데 공사장에 설치한 배수용 흄관(일명 노깡)의 지름이 너무 작아 이번 피해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259.5㎜라는 엄청난 강수량을 기록한 인근 당진에서도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당진시 우강면 내경리에서 1㏊(약 3000평) 규모로 콩 농사를 짓는 강문규씨(71)는 “21일 파종을 마친 콩밭이 이번 폭우로 모조리 쓸려 내려가 콩 종자를 찾아보기도 힘들다”며 “재파종을 하려고 해도 시기적으로 너무 늦어 올해 농사는 포기해야 할 거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비는 이번 장마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야행성 폭우’였다. 이번 장마는 대기 하층에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불어오는 강한 바람인 ‘하층제트’가 수증기를 유입시켜 강수량을 늘리고 있는데, 하층제트기류는 야간에 강해지는 특성이 있어 밤중에 폭우가 쏟아지는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한다.
서산·당진=서륜 기자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