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제질서 전복 시도".. 한국 등 파트너 국가와 협력 강화 [나토 정상회의]
나토, 신전략개념 '中 구조적 도전' 적시
對中 압박 전선, 亞 넘어 유럽으로 확대
中 군사적 부상·영향력 확대에
"동맹 안보 해친다" 위기감 표출
중·러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겨냥
"우리 가치와 이익에 반해" 비판
美FP "글로벌 신냉전 시작" 분석
중·러, 韓 대응 강화 가능성 커져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체제인 나토가 윤석열 대통령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4개 파트너를 초청한 가운데 중국의 안보 도전을 처음으로 명시한 새로운 전략개념(Strategy Concept)을 채택한 것은 인도태평양지역을 중심으로 추진되어온 미국의 대중 압박 전략이 유럽·북대서양 지역으로 확장된다는 의미가 있다.
나토는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채택한 신(新)전략개념에서 중국을 나토 진영의 이익, 안보, 가치에 반하는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s)이라고 규정했다. 직전 2010년 전략개념에서는 중국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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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리에 선 나토 회원국 정상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30개 회원국 정상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맨 앞줄 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전시컨벤션센터(IFEMA)에서 정상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드리드=로이터연합뉴스 |
나토는 또 “중국이 유럽 및 대서양 안보에 제기하는 구조적 도전에 대응하고 동맹 수호와 안보 보장이라는 나토의 오랜 역량을 보장하기 위해 동맹으로서 책임 있게 협력할 것”이라고 향후 집단적인 대응을 천명했다.
미국의 대중 정책과 일정한 거리를 두던 유럽이 대중 포위망에 발을 담그는 것은 중국의 군사적 부상과 국제적 영향력 확대, 홍콩 등에서의 강압적 정책, 중·러 밀착 등으로 인해 중국의 도전을 무시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과 경제·무역 이해관계가 긴밀한 독일과 프랑스 등은 신전략개념 채택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표현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조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전략 구상을 관철하기 위한 설득 작업 등을 통해 나토 동맹국들의 중국 견제 동참을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지난해 6월 정상회의에서 발표된 구조적 도전보다 높은 수위의 중국 위협은 명시되지 않았다.
한편 나토는 신전략개념에서 러시아에 대해 “회원국 안보와 유럽·대서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가장 심각하고도 직접적인 위협”이라며 “러시아를 우리의 파트너로 간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10년 전략개념에서는 러시아를 ‘전략적 파트너’로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다.
나토는 러시아에 대해 “러시아는 강압, 전복, 침공, (영토) 합병으로 영향력 입증과 지배권 확립을 추구한다”며 “핵전력을 현대화하고,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 양쪽에 쓸 수 있는 새롭고 파괴적인 운반 수단을 늘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위협과 적대 행위에 단결하고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계속 대응하겠다”면서 “우리의 파트너가 악의적인 개입과 침략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전략개념은 북한에 대해서는 “이란과 북한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며 “시리아, 북한, 러시아는 비국가 활동 세력과 함께 화학무기 사용에 의존해왔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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