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이사람] 42년째 민화 외길 인생.. '호랑이 100마리 키우는 여자'

장민권 입력 2022. 6. 3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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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민화를 대표하는 민화작가 서공임씨(사진)의 별명은 '호랑이 100마리를 키우는 여자'다.

지난 1998년부터 열고 있는 서씨의 전시전 '호랑이 민화전'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다.

서씨는 "우리 민화가 갖는 상징성에 해외에서도 호기심이 많고, 흥미로워한다"면서 "민화뿐 아니라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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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살 민화세계에 입문
민족 익살·해학 담긴 호랑이
섬세한 표현으로 화폭에 담아
프랑스 등 세계 각국서 전시
한국 민화 알리기에 앞장
서공임 민화작가
현대 민화를 대표하는 민화작가 서공임씨(사진)의 별명은 '호랑이 100마리를 키우는 여자'다.

민족의 익살과 해학이 담긴 다채로운 모습의 호랑이를 화려한 빛깔과 섬세한 표현으로 화폭에 담았다. 언뜻 보면 무섭고 두려운 존재인 호랑이에서 군상들의 삶을 발견했다. 서씨가 그려낸 호랑이 그림은 어쩐지 사람의 형상을 닮았다. 금융위기로 나라 전체가 어려웠던 시절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호랑이 그림을 보고 많은 국민이 기운을 얻었다.

지난 1998년부터 열고 있는 서씨의 전시전 '호랑이 민화전'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다. 1996년 스페인 카를로스 국왕 부부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소피아 왕비가 서씨의 작업실을 찾아 호랑이 그림 한 장을 받아갔다.

그는 19세에 처음 민화 세계에 입문한 이래 42년째 민화 '외길 인생'을 걸어오고 있다. 민화는 화려한 색감이 가장 특징으로 꼽히는 만큼 재료를 만드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색가루를 직접 빻아 체로 걸러내 고운 분말을 만든 후 이를 아교(접착제)에 개어 써야 한다. 밑작업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붓만이 아닌 모든 재료가 그에겐 그림을 그리는 도구다. 전통 한지뿐 아니라 캔버스, 스테인리스스틸 등 일상에서 쓰이는 재료들로 민화를 그려냈다. 커피 추출물로 커피페인팅을 시도하거나 도자기, 의상 등의 제품과도 작품을 접목시키는 새로운 도전에도 주저함이 없다.

요즘 서씨의 시선은 작업실이 있는 서촌 거리 곳곳에 꽂혔다. 그가 매일 오고가는 동네 풍경들을 민화로 그려내고 있다. 동물, 식물, 꽃이 아닌 주목받지 못한 거리의 일상을 화폭에 담는 건 그에게도 겪어보지 못한 경험이자 시도다. 서씨는 "옛 조선 후기 작가인 겸재 정선이 거주하며 주변 풍경을 작품으로 그려낸 곳이 서촌"이라며 "몇 년간 인왕산, 수성동계곡 등을 오가며 호흡한 자연의 풍경과 소소한 일상 등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장르를 그려내는 것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우리민화협회 회장을 맡은 서씨는 민화가 생소한 해외에서도 전시회를 열며 민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독일, 터키, 헝가리, 폴란드, 태국 등 각국을 돌며 다양한 민화 작품을 해외에 소개했다. 서씨는 "우리 민화가 갖는 상징성에 해외에서도 호기심이 많고, 흥미로워한다"면서 "민화뿐 아니라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선 연세대 미래교육원, 예술의전당 서예아카데미에서 민화 교육에 나서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의 손을 거친 제자만 수백명에 달한다.

서씨는 전통 민화의 화풍을 소개하지만 고정된 방법론을 지도하지 않는다. 민화는 꼭 붓으로 그려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그는 다양한 시도가 민화의 계승·발전에 더 보탬이 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그는 "젊은 세대들의 대담하고 획기적 발상을 보며 스스로도 배우는 게 많다"며 "컴퓨터로 민화를 그려내면 어떠한가. 민화에 각자의 생각을 담아 재해석하면서 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게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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