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권 폭우-경기] 논밭·시설하우스 온통 물바다.."구멍뚫린 하늘만 바라볼 뿐"

최문희 2022. 6. 3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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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집중호우는 30여년 만에 처음입니다."

6월30일 찾은 경기 화성 남양읍 원천리 들녘은 황톳빛 호수로 변해 있었다.

한편 30일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경기도 강수량은 평균 70.5㎜였다.

특히 화성 130.5㎜, 오산 118.5㎜, 평택 116.5㎜, 안산 109.5㎜, 의왕 101㎜ 등 5개 시에서는 100㎜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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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남양읍 원천리, 제방 무너져 침수
한달 전 모내기한 벼 흔적도 없어
광명지역 시설하우스 피해 속출
 

6월29일 밤부터 30일 오전까지 경기 전역에 내린 폭우로 논과 시설하우스 침수 등 농가 피해가 잇따랐다. 사진은 박호영 경기 화성 남양농협 조합장이 누런 바다로 변한 원천리 들녘을 가리키는 모습.

“이런 집중호우는 30여년 만에 처음입니다.”

6월30일 찾은 경기 화성 남양읍 원천리 들녘은 황톳빛 호수로 변해 있었다. 전날 저녁부터 이날 오전까지 시간당 최대 50㎜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난달 모내기한 60∼70㎝ 길이의 벼는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벼 재배농가 배순화씨(65)는 “논 9만9173㎡(3만평) 정도가 물에 잠겼는데, 벼가 한창 자라야 할 시기에 이런 일이 생겨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물을 일일이 퍼낼 수도 없고 저절로 빠지길 기다리는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둑이 무너지면서 9917㎡(3000평) 규모의 논이 침수된 박양순씨(60·안석리)는 “3∼4일 이내로 물이 빠져야 벼를 살릴 수 있는데 계속 비가 내리고 있어 그저 하늘만 바라보는 중”이라며 “물이 빠진다고 해도 침수된 논에서는 도열병이나 먹노린재 등 각종 병해충 발생 가능성이 커 벌써 걱정”이라고 밝혔다.

피해 상황을 둘러보던 박호영 남양농협 조합장은 “남양읍 농경지 70%가량이 침수 피해를 봤다”며 “화성시와 협력해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비가 그친 후 병해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6월29일 밤부터 30일 오전까지 경기 전역에 내린 폭우로 논과 시설하우스 침수 등 농가 피해가 잇따랐다. 사진은 경기 광명시 가학동의 시설하우스가 물에 잠긴 모습.

시설하우스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경기 광명시에서 토마토·오이 등을 키우는 이원경씨(52·가학동)는 “간밤에 내린 비로 비닐하우스 7동이 물에 잠겼다”며 “토마토는 이미 물을 많이 먹어 더 키운다고 해도 상품성이 떨어져 팔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물이 워낙 많이 차 있다보니 배수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대로 물에 잠긴 시간이 길어지면 폐기해야 할 채소가 많아져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근 시설채소농가 장일수씨(51·소하동)도 비닐하우스 50동이 발목까지 잠기는 피해를 봤다. 장씨는 “다행히 재배 중인 얼갈이와 열무가 아직 어려 물이 빠지면 살릴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런데 지금 무엇보다 걱정인 것은 비가 그치고 난 다음 갑자기 기온이 올라가고 해가 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온이 급격하게 오르고 햇볕이 강해지면 침수됐던 얼갈이와 열무 이파리가 녹아내릴 수 있어서다. 장씨는 “물이 완전히 빠지고 나면 차광막을 설치하고 채소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는 등 신경 써야 할 게 더 많아 비가 그친다고 해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30일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경기도 강수량은 평균 70.5㎜였다. 특히 화성 130.5㎜, 오산 118.5㎜, 평택 116.5㎜, 안산 109.5㎜, 의왕 101㎜ 등 5개 시에서는 100㎜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오전 6시 기준 접수된 집중호우 피해 상황은 도로 침수 11건(평택 6, 화성 4, 부천 1), 가로수 전도 9건(고양 4, 안양 1, 화성 2, 평택 1, 광주 1), 도로 낙석 1건(용인), 농경지 침수(1㏊) 3건(여주 1, 평택 2), 주택 침수 3건(평택), 차량 침수 3건(성남 1, 부천 2) 등이다.

화성·광명=최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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