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꼬리표 뗀 조용병, '황제 경영' 논란 숙제로 남아

강길홍 2022. 6. 3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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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상고심서 '무죄' 원심 확정
신한금융 '3연임' 도전 발판 마련
인사팀 일부 유죄에 책임론 여전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연합뉴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채용비리' 낙인을 떼어내고 3연임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 KB금융지주로부터 '리딩뱅크' 타이틀을 탈환하고, '황제경영'이라는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는 것이 숙제라는 지적이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30일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 회장과 신한은행 인사담당자 7명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외부청탁 지원자와 신한은행 임원·부서장 자녀 명단을 관리하는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일부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 판결이 확정된 조 회장은 4년여만에 '재판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내게 됐다. 3연임 기로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사라진 셈이다. 조 회장은 지난 2017년 신한금융그룹 회장으로 선임됐고, 2020년 연임에 성공해 2기 체제를 보내고 있다.

이번에 무죄가 확정되면서 3연임 도전도 가능해졌다. 조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되지만 올해 연말께 연임 여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이 그동안 보여줬던 성과에 비춰봤을 때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조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신한금융그룹의 덩치를 키워왔고, 특히 비은행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2019년 인수한 오렌지라이프는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오렌지라이프는 2년이 넘는 통합 과정을 거친 끝에 지난해 7월 신한생명과 합병해 신한라이프생명으로 새롭게 출범, 단숨에 업계 4위권으로 올라섰다.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자회사로 정식 편입하면서 약점이던 손해보험업의 포트폴리오를 채우기도 했다.

공격적인 M&A의 결과는 실적으로도 드러난다. 조 회장은 취임 첫해인 2017년 2조9188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데 이어 2018년 3조1567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실적을 냈다. 2019년 3조4035억원, 2020년 3조4146억원을 벌어들이며 순항을 이어갔고, 지난해에는 4조193억원으로 사상 첫 4조원대 순이익을 올렸다.

다만 KB금융지주와의 리딩뱅크 싸움에서는 밀리고 있다. 2017년 KB금융지주는 9년만에 신한금융지주를 앞질렀다. 신한금융지주는 2018년 KB금융지주를 제치는데 성공했지만 2020년에 다시 1등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까지 KB금융지주와의 대결에서 5전2승3패를 기록했다. 올해는 신한의 재탈환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상반기 신한지주의 순이익 전망치는 2조6485억원으로 KB지주(2조7405억원)에 900억원 가량 뒤지고 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추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신한금융투자의 사옥 매각이 변수다.신한지주는 신한금융투자 사옥 매각을 추진 중인데, 매각이 성사되면 약 3000억~4000억원의 순이익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노조 등에서는 조 회장이 연임을 위한 꼼수로 사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황제경영 논란도 조 회장에게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그동안 금융업권의 채용비리와 펀드 부실판매 등이 논란이 됐는데도 지주회사 회장들은 굳건히 자리를 지켜왔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금융지주 회장의 최대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금융황제 금지법'이 추진되고 있기도 하다. 함께 기소된 다른 인사팀 관계자들은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는 점에서 완벽히 책임을 벗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신한금융그룹이 최고경영자(CEO) 육성 차원에서 새로운 수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법원의 선고 확정으로 신한금융그룹과 조 회장의 법률 리스크가 해소됐다"며 "조 회장의 글로벌 경영과 그룹의 중장기 전략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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