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체험학습 아동과 주1회 통화'에..교원단체들 "전시행정"(종합)

서한샘 기자,양새롬 기자 2022. 6. 3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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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교외체험학습을 내고 떠난 초등학생 일가족이 사망한 채 발견된 것과 관련 교육부가 '주 1회 아동과 통화'하도록 하는 체험학습 관리 강화 지침을 내놓자 교원단체들이 일제히 이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교사노조연맹은 "학교와 담임교사는 정해진 지침에 따라 교외 체험학습 신청 및 관리, 미등교 학생 관리, 실종신고 등 최선을 다했다"며 "해당 사건과 관련해 학교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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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단체들 입 모아 "학교는 최선 다해..책임 전가 부적절"
"통화 지침 실효성 의문..면피성 매뉴얼에 교사만 피박 써"
29일 오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에서 경찰이 최근 실종된 조유나양(10) 일가족의 아우디 차량을 인양하고 있다. 2022.6.29/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양새롬 기자 = 학교에 교외체험학습을 내고 떠난 초등학생 일가족이 사망한 채 발견된 것과 관련 교육부가 '주 1회 아동과 통화'하도록 하는 체험학습 관리 강화 지침을 내놓자 교원단체들이 일제히 이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30일 성명을 내고 "최근 발생한 완도 일가족 실종 사망 사건은 고금리, 고물가와 같은 경제 상황 악화 등을 이유로 사회적 상황이 빚어낸 비극"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교사노조연맹은 "학교와 담임교사는 정해진 지침에 따라 교외 체험학습 신청 및 관리, 미등교 학생 관리, 실종신고 등 최선을 다했다"며 "해당 사건과 관련해 학교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이어 "게다가 장기 체험학습 시 소재를 파악하라는(담임교사 연락) 형태의 대책은 전시성 행정에 불과하며 효과가 없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교사노조연맹은 "현행 체험학습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면 교육부와 일부 교육청이 제안하는 담임교사의 연락 의무화보다는 온라인 체험학습 신청 시스템을 구축해 관리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체험학습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의 책임에 대한 합의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사노조연맹은 이날 교육부를 찾아 교육부가 지금부터라도 아동 존엄성에 기반한 근본 대책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가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고도 덧붙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같은날 논평을 내고 "교육당국은 엉뚱하게도 이번 사건의 책임을 학교에 전가하고 있다"며 본질을 흐리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학교는 매뉴얼대로 결석 학생 보호자와 연락을 시도했고 연락이 닿지 않자 가정방문을 한 뒤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이를 계기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며 "매뉴얼을 충실히 따랐던 학교로 인해 뒤늦게나마 실종 가족을 찾으려는 노력이 시작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기 체험학습 시 담임교사와 통화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사생활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라는 민원과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교육부 대책 철회 요구와 더불어 교외 체험학습의 목적이 변질되고 있는 현실도 함께 지적했다.

교총은 "교외 체험학습이 장기여행 목적으로 변질되면서 업무 부담 가중, 학생 집안 사정에 따른 위화감 조장 등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며 "교육적 의미를 높이기 위해 단순 여행은 제한하고 체험일수·목적·여부 검증 등에 대한 기준을 높이거나 전국 공통의 지침 마련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기적 안전 확인이 꼭 필요하다면 오히려 연락 의무를 학부모에게 부과하고 이행하지 않을 시 무단결석으로 처리하는 등 지침을 강화하고 조치사항을 안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한희정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교육부와 교육청은 면피용으로 온갖 매뉴얼과 지침을 남발한다. 그 피박을 쓰는 건 학교이고 교사들"이라고 비판했다. 한 회장은 이 글에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실현 가능성 없는 지침을 만들어서 페이퍼워크만 강제하는 땜질 처방에 일선 학교는 삽질한다"고 꼬집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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