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식도염 치료제 '2파전'..대웅제약 '가격'으로 추격

이광호 기자 입력 2022. 6. 30. 18:06 수정 2022. 6. 3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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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신약 '펙수클루' 로고(회사 제공)]

대웅제약이 개발한 위식도염 치료제 '펙수클루'가 내일(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오릅니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지난 28일 회의에서 1정당 939원을 상한선으로 건강보험 적용을 결정했습니다. 939원은 기존에 같은 계열의 치료제였던 HK이노엔의 케이캡이 받은 약값 1300원보다 훨씬 싼 금액입니다. 

차세대 치료제 'P-CAB'
두 회사의 약을 비교하게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두 약 모두 'P-CAB'이라는 계열의 위식도염 치료제로, 위산을 억제하는 약입니다. 그런데 국내 관련 질환의 치료제 시장은 'PPI'라는 계열의 약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PPI가 가득한 시장에서 전 세계에 다케다제약과 HK이노엔, 그리고 대웅제약까지 단 3곳만 'P-CAB'이라는 새로운 약을 제시했습니다. 

PPI 대비 P-CAB의 장점은 식전에 꼭 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 그리고 3~5일씩 꾸준히 약을 먹지 않아도 첫 복용에 바로 최대 효과가 나온다는 것, 그리고 약효가 훨씬 길어 조금씩만 복용해도 된다는 것 등이 있습니다. 실제 '케이캡'과 '펙수클루' 모두 1일 1회, 1정을 4주간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하는 방식으로 허가를 받았습니다. 

전 세계에 딱 3개 있는 차세대 위염 치료제 중 2개가 국내에서 격돌하게 된 셈입니다. HK이노엔은 선발주자로 시장 영향력을 굳혀 가고 있고, 대웅제약은 저렴한 약값으로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약의 효능은 현재로서는 비교가 어렵습니다. 임상을 거쳤고 모두 같은 PPI 계열 약과 비교 임상을 벌였지만 조건이 달라 정확히 효능의 우열이 드러나진 않았습니다. 

'선발주자' 케이캡 vs. '가격경쟁력' 펙수클루
[HK이노엔 신약 '케이캡'(회사 제공]

때문에 내일부터 이뤄질 시장의 경쟁이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해 더 시선이 쏠립니다. 케이캡은 지난 2019년부터 출시돼 만 3년 이상 판매됐다는 것 자체가 강점입니다. 국내 의료진에게 이미 P-CAB 계열 의약품의 대표주자로 각인돼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한 가지 질병에 대해서만 허가를 받은 펙수클루와 달리 케이캡은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위궤양, 소화성 궤양 내 병용요법까지 4가지 치료에 허가를 받았습니다. 제품도 2종류가 출시돼 선택 폭이 넓습니다. 

후발주자인 대웅제약의 경쟁력은 역시 가격입니다. 1300원의 케이캡과 939원의 펙수클루에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30%를 적용해 최대 기간인 8주를 처방받는다고 가정하면 환자 부담 기준으로 6100원 더 저렴합니다. 환자 개인에게 6100원은 큰 돈이 아니지만, 70%를 부담하는 건강보험재정의 입장에서는 처방 실적에 따라 큰 돈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케이캡의 생산액은 1277억원에 달했습니다.

대웅제약이 보유한 탄탄한 영업망도 강점입니다. 케이캡을 내놓은 HK이노엔은 부족한 영업망을 보완하기 위해 종근당의 판매망을 빌려 공동판매에 나서야 했습니다. 하지만 대웅제약은 자체 영업망으로도 충분히 자사 신약을 판매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입니다. 

해외 진출도 활발…미국 향방 '주목'
전 세계에 3개만 있는 약인 만큼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도 치열할 전망입니다. 케이캡은 현재 34개 국가에, 펙수클루는 누적 15개국에 진출한 상태입니다. 일부는 제품으로, 일부는 기술수출 형태로 나갔습니다. 현재로서는 선발주자인 케이캡이 더 많은 국가에 진출했고 중국에서도 기술수출 후 제품 판매까지 시작하는 등 앞서고 있습니다.

다만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케이캡과 펙수클루 모두 미국 내 1상을 마쳤고, 국내 허가 자료 등을 바탕으로 2상을 건너뛰고 3상으로 바로 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적어도 동일선상에 놓여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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