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면 끝장" 파운드리 삼국지
美·日 공장 신설 공격 투자
2위 삼성, 미세공정 가장 앞서
유럽서 반도체 장비확보 나서
인텔, 내년 3나노 도입 목표
미국·유럽서 R&D투자 확대
◆ 삼성전자 기술 초격차 ◆
미국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에 재진입하겠다고 선언한 후 파운드리업계에서 초미세공정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인텔이 파운드리 영역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파운드리 시장이 TSMC·삼성전자·인텔의 3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각 업체가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30일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나노미터)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만 TSMC보다 앞선 기술력을 보여준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3나노 GAA 1세대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2023년 3나노 GAA 2세대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에는 2나노 GAA 공정 적용을 계획 중이다.
TSMC는 당초 올해 상반기 핀펫(FinFET) 기반의 3나노 반도체 양산에 돌입한다고 밝혔지만, 이를 올해 하반기로 연기했다. TSMC는 2025년 2나노 공정에 GAA를 적용할 계획이다. 인텔은 2023년 하반기 3나노 공정에 해당하는 '인텔3'을 적용할 예정이다. 2024년에는 GAA를 적용해 2나노 공정에 해당하는 20Å(옹스트롬·1Å은 0.1㎚) '인텔20A' 도입을 앞두고 있다.
TSMC는 3나노 공정 양산에서 삼성에 뒤처졌지만, 시장 점유율로 탄탄한 지배력을 과시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TSMC가 53.6%, 삼성전자가 16.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집계했다.
7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을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인텔은 올해 초 2025년 ASML의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EUV 장비를 세계 최초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ASML의 양대 고객인 TSMC와 삼성전자를 제치고 인텔이 가장 먼저 하이 NA EUV를 사기로 결정했다. TSMC도 6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TSMC 기술 심포지엄에서 2024년 하이 NA EUV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 7~18일 유럽 출장길에 EUV 장비 확보를 위해 나섰다.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ASML 본사를 방문해 ASML 경영진과 EUV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을 논의했으며 하이 NA EUV 설비를 직접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만나 ASML 장비의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도록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 3강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신규 공장도 앞다퉈 건설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 잇달아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인텔은 미국 애리조나주와 오하이오주에 각각 200억달러(약 25조9600억원)를 투자해 파운드리를 포함한 첨단 반도체 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제2공장을 건설하고 있고, TSMC는 애리조나주에 신공장을 짓고 있다. 이외에도 인텔은 향후 10년간 유럽으로 기지를 확대하며 800억유로(약 108조69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TSMC는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구마모토 공장을 짓고 있으며 2024년 12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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