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플랫폼] 나란히 수장 교체한 네카오, 글로벌 향해 '전진'

윤선훈 입력 2022. 6. 3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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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단기 실적은 타격 예상..IPO 시장 냉각도 '변수'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지난해 하반기 골목상권 침해, 과도한 수수료 수취, 후진적 직장 문화 등이 불거지며 홍역을 치렀던 IT플랫폼 업계의 올해 키워드는 '변화'다. 국내 대표 IT플랫폼 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나란히 수장을 교체하며 쇄신 의지를 다졌다. 사업적으로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 공략 확대를 선언하며 글로벌 IT기업으로의 발돋움을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함께, 코로나19 '특수'가 막을 내리면서 IT플랫폼 업계 전반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도 당초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 주식시장이 얼어붙으며 당초 IPO를 염두에 뒀던 업체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상반기 막바지 터진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설 역시 이 같은 맥락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나란히 대표이사 바꿨다

지난 3월 네이버와 카카오는 일제히 신규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네이버는 기존 한성숙 대표가 임기를 1년여 남기고 지난해 말 사의를 표했고, 카카오는 기존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의 임기가 나란히 마무리됐다. 양사의 선택은 상반됐다. 네이버가 'MZ세대'에 속하는 81년생 최수연 글로벌 사업지원 책임리더를 내세워 '젊음'을 강조한 반면, 카카오는 장기간 꾸준히 경험을 쌓은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내세워 '노련미'를 앞세웠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와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디지털 플랫폼 업계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이는 양사가 처한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 내부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경직된 사내 문화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구시대적 문화가 불거지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위한 비장의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를 위해 80년대생 CEO를 내세움과 동시에 기존 C레벨급 고위 임원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물러났다. 더욱이 최수연 CEO는 네이버에서 일한 기간이 그렇게 길지도 않았다.

반면 카카오에는 '경험'이 필요했다. 지난해 골목상권 침해 등 여러 논란을 겪은 카카오는 관련 논란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먹거리를 빠르게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당초 대표로 내정됐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자사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논란 확산으로 스스로 대표 내정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경험 많은 소방수가 더욱 절실했다. 이에 카카오게임즈를 이끌던 남궁훈 대표를 내세웠다.

이들 앞에 놓인 과제는 막중하다.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고, 그간 IT플랫폼 기업의 급성장을 이끌었던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접어들면서 이들 기업의 중장기적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이에 따라 플랫폼 기업으로 향했던 뭉칫돈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고 플랫폼사들의 주가는 고점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최 대표와 남궁 대표는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각각 네이버와 카카오의 지속 가능한 성장성을 증명하는 중책을 맡았다.

◆목표는 글로벌…네이버·카카오, 골목상권 넘어 '체질개선'

성장성을 증명하기 위해 양사가 꺼내든 카드는 나란히 '글로벌'이었다. 두 업체 모두 이전부터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려 해외 매출 비중을 비약적으로 높이겠다고 양사는 나란히 선언했다.

최수연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네이버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하는 역할은 사업 간 시너지를 잘 만들어내고 글로벌 시장에 잘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통로와 협력을 만드는 것"이라며 "나아가 5년 후, 10년 후의 네이버 신사업들을 많이 발굴해 내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후 발표한 취임 각오에서도 "앞으로의 네이버는 선배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만들어 낸 라인, 웹툰, 제페토를 능가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새로운 사업의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궁훈 카카오 신임대표, 최수연 네이버 신임대표 [사진=조은수 기자]

남궁훈 대표는 글로벌 공략의 핵심으로 '메타버스'를 내세웠다. 그는 취임 전이던 지난 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메타버스를 통해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 데 집중해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고, 국민께 사랑받으며 성장하는 카카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카카오 대표 취임 이후에는 '카카오 유니버스'라는 어젠다를 내세웠다.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들을 관심사 기반으로 연결해, 이용자들이 보다 다채로운 소통을 하면서 자유롭게 콘텐츠를 제작해 이를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B2C2C' 생태계가 골자다.

이처럼 '글로벌'에 대한 지향점은 뚜렷했지만 아직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견하지는 못한 모습이다. 카카오가 내세우는 '메타버스' 생태계는 아직 말 그대로 '청사진'이고, 네이버는 일본에 '마이스마트스토어'를 베타 오픈하는 등 글로벌 커머스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지만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는 진척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다. 이러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네이버와 카카오의 실적 전망치가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막바지 달군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험난한 IPO 시장

얼어붙은 시장은 플랫폼 기업들의 단기 성장동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다수 업체들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활발하게 조달하고 이를 통한 전체적인 '스케일업'을 기대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주식시장의 먹구름 속 이들의 IPO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이달 들어 불거진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설은 이를 잘 나타낸다는 평가다. 당초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중 IPO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예정대로 IPO 일정을 진행할 시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서 커졌다. 결국 차선책으로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플랫폼사 중에서는 원스토어가 기존 예정됐던 IPO를 취소했다. 당초 원스토어는 지난 5월 12일부터 이틀간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후 18일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었지만 청약 전날인 11일 돌연 IPO 취소를 공식 발표했다. 원스토어는 5월9일 예정대로 IPO 간담회를 강행하며 상장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으나, 희망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서 공모가가 논의되면서 결국 최종적으로 IPO를 연기하기로 했다.

이러한 가운데 쏘카는 당초 예정대로 올해 하반기 중 상장을 못박아 주목된다. 쏘카는 오는 8월 1~2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8~9일 일반청약을 단행할 방침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4천원~4만5천원으로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1조원이 넘는다. 증시 침체로 IPO 시장이 전체적으로 얼어붙은 상황에서 쏘카가 예정대로 상장을 진행하자 시장에서는 흥행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플랫폼發 골목상권 침해·수수료 인상 논란은 진행형

한편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집중포화'를 받았던 플랫폼발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수수료 인상 문제는 올해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는 대리운전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을 놓고 기존 대리운전 업계와 기싸움을 벌였다. 지난해 대리운전총연합회가 동반성장위원회에 대리운전업을 중기적합업종으로 신청했다고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형성된 대립 구도가 올해도 이어지던 상황이었다. 대리운전 업계는 카카오·티맵 등 대기업이 플랫폼과 자본을 무기로 기존 업체들의 시장을 빼앗는다며 '골목상권 침해'를 주장해 왔다. 결국 동반위는 대리운전업을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했고 이에 향후 3년간 대기업의 신규 진입 및 인수·합병 등을 통한 사업 확장이 막혔다.

배달업계는 수수료 논란에 시달렸다. 그간 프로모션을 통해 단건배달에 대한 중개수수료 1천원·배달비 5천원을 유지하던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올해 초 프로모션 종료를 선언하며 수수료 체계를 대폭 조정했기 때문이다. 배민과 쿠팡 측은 기존 요금제 대비 수수료율 등이 낮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프로모션 기간 동안 할인된 금액과 비교하면 수수료율이 다소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커졌다. '배민1' 등 단건배달을 통한 주문 자제를 부탁하는 사례도 다수 나왔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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