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배 프로기전] 머리카락 꼬기

2022. 6. 3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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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6강 ○ 강유택 9단 ● 김명훈 8단
초점15(122~129)
자기 차례에서 한 손은 돌을 잡는다. 상대가 둘 차례에서 두 손은 무엇을 하나. 이때 바둑 두는 사람 버릇이 나온다. 21세기 들어서 공식 경기에서 담배를 피웠다간 바로 쫓겨난다. 1990년대 중반까지 스승 조훈현은 장미 담배를 물고 생각에 빠졌고 그 앞에서 제자 이창호는 두 손을 무릎에 모았다. 일본에서 전성기 때 조치훈은 성냥개비를 부러뜨리며 수를 읽었다. 바둑이 끝나면 부러진 성냥개비로 산을 이뤘다.

김명훈은 자기 머리카락을 사랑하기로 이름났다. 그런 머리카락 꼬기는 중국 1위 커제 역시 자주 보여준다.

"긴장했을 때나 초조했을 때 수읽기에 집중하다 보면 꼬는 것 같다. 상대가 있으면 덜 하려고 하는데, 최근에 인터넷 바둑을 두면서 더 그런 것 같다. 안 좋은 습관인데 무의식으로 꼬는 거라서…."

흑23에 잇는 순간 홈런을 때릴 것 같은 힘이 붙었다. 백이 먼저 23에 끊고 22에 느는 순서를 놓친 탓이다. 하릴없이 백26으로 늘었다. 척 보기에 백26은 한 집 값도 못하는 자리 아닌가. 그렇지만 빼놓을 수 없다. 흑이 앞서나가는 걸 멀뚱멀뚱 지켜봐야 했다. <그림1> 흑7을 주어도 위쪽 백은 산다. 별일은 <그림2>에서 일어난다. 흑7로 들어가면 백은 한 집뿐이다.

[김영환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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