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규 과기 2차관 "SaaS 초점 맞춰 국내 SW기업 성장 돕겠다"

박수현 기자 2022. 6. 3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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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30일 서울 강남구 한국타이어빌딩에서 연 ‘제2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소프트웨어(SW)는 정보통신부 시절부터 많은 정책 아이디어를 내며 여러 과제를 건드려봤다고 말할 수 있는 분야다. 앞으로 ‘SW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다’라는 생각으로 규제 개선 및 조직 개편을 재점검하겠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30일 서울 강남구 한국타이어빌딩에서 ‘SW 산업의 질적 도약을 위한 국내 SW 기업의 성장 및 해외진출 지원방안’을 주제로 ‘제2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밝혔다. 지난 3일 발탁된 박 차관은 과기정통부의 전신인 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등에서 근무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헬스케어, 문화, 핀테크, 정보보안,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SW 전문기업으로 활약하고 있는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이사, 임진석 굿닥 대표,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 곽영호 한터글로벌 대표, 이선웅 클라우다이크 대표, 오영수 영림원소프트랩 부사장, 신성원 원투씨엠 부사장, 이상국 안랩 상무, 우경일 한컴인텔리전스 이사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국내 SW 기업이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해외 진출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특히 중소기업이 ‘SW 전략물자 수출 허가제도’를 준수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제도 홍보 및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정부는 무기 등으로 전용될 수 있어 국제수출통제체제 원칙에 따라 국제평화 및 안전유지와 국가안보를 위해 수출허가 등 제한이 필요한 물품, SW 및 기술의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오영수 영림원소프트랩 부사장은 “어떤 기술이 전략물자로 분류되는지, 전략물자로 분류된 기술의 수출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무슨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잘 아는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사도 말레이시아에서 사업을 전개하면서 자사도 수출을 준비를 거의 마친 상태에서 뒤늦게 알게 돼 적잖이 고생했다”고 말했다.

이상국 안랩 상무는 “통상 하나의 SW가 출시될 때 보안 SW는 임베디드(embedded) 형태로 통합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최종사용자가 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라며 “현행 제도는 기업에게 수출허가를 내주기 전, 최종사용자의 이용 목적 등을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지체돼 경쟁사에 고객을 뺏긴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당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정부가 기업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 차관은 이에 대해 “전략물자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체계적인 상담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야 할 것 같다”며 “해외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고 벤치마킹 여부를 검토하겠다. 전략물자관리원과도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송경석 전략물자관리원 단장은 “누구나 참고할 수 있는 전략물자에 대한 자료가 있지만, 이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선허가 후보고’ 제도도 이미 존재한다”며 “기업들이 수출허가를 받기 위해 준비하는 초기 과정에서부터 정부가 관련 제도를 자세히 설명해주는 단계가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이외에도 기업이 원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1억~3억원의 지원금을 제공하는 ‘SW 고성장 클럽’ 사업 확대를 건의했다.

신성원 원투씨엠 부사장은 “솔직히 10년 전만 해도 공공기관의 지원 사업에 크게 관심 두지 않았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데 들여야 하는 시간과 비용이 컸기 때문이다”라며 “그런데 최근 5~6년 사이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정부가 현장 상황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기업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자세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그는 “지원사업의 대상과 순서를 좀 더 세부적이고 단계적으로 보완했으면 한다”며 “대기업이 아닌 발전 단계에 있는 기업들은 해외 사업장에서 인력을 구하는 일 역시 쉽지 않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정부가 재정적으로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국내 SaaS 산업의 성장을 위한 클라우드보안인증(CSAP) 제도 개선도 주문했다. CSAP의 주요 조건에는 ▲물리적 보안구역 지정 및 보안대책 마련 ▲클라우드 시스템과 무선망의 분리 및 무선접속에 대한 접근 통제 ▲공공기관의 보안 요구가 포함된 보안서비스 수준 협약 체결 및 클라우드 관련 정보보호 정보 제공 등이 있다.

이선웅 클라우다이크 대표는 “클라우드의 핵심은 자원을 공유하는 데 있지만 CSAP는 고객사마다 데이터베이스(DB)를 따로 두도록 하는 등의 규정을 고수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환경을 반영해 제도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설재진 과기정통부 사이버침해대응과장은 이에 대해 “관계부처에도 대부분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제품, 즉 중요도나 민감도가 낮은 제품에 대해서는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해외 사례를 참고해 최대한 합리적인 수준에서 일부 규제를 푸는 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국내 클라우드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해당 사안을 접근하는 시각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임진석 굿닥 대표는 “국내 전자의무기록(EMR) 업계의 클라우드 도입률은 1%도 채 안 된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의료 정보는 의료기관에 물리적으로 저장돼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솔직히 현재 상황으로는 10년 뒤에도 클라우드 전환이 될 것 같지 않다. 정부가 ‘신산업 육성을 지원한다’가 아니라 ‘재건축에 들어간다’는 수준으로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했다.

박 차관은 “정부도 초기 시장에서 갖게 되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실제로 현장에 가면 ‘내가 왜 SaaS를 써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많이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재건축’의 주체가 되기보다는 기업들의 노력을 돕는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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