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서울' 꿈꾸는 신세계, 동서울 프로젝트 속도낸다

송주희 기자 2022. 6. 3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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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 명도 소송 등 법적 문제 5월부로 마무리
사업 지연으로 두차례 연기된 부지 중도금도
800억원대 유상증자 단행해 자금 수혈·납부
멈췄던 서울시 협상 다시 속도→보완 작업中
'서울 동북권 최대 규모 랜드마크' 목표 추진
스타필드 들어서 '신세계 유니버스' 속도낼듯
신세계 동서울터미널 프로젝트 조감도/사진=신세계프라퍼티
[서울경제]

수년간 표류해 온 신세계(004170)의 동서울터미널 개발이 인근 상인들과의 명도 소송이 마무리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대지 면적 3만 6704㎡ 부지에 연면적 33만578㎡, 40층 규모의 복합상업시설 개발을 계획 중인 가운데 신세계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입점이 유력하다. ‘장기 프로젝트’였던 동서울터미널 개발에 다시 시동이 걸리면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유통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동서울PFV’(이하 PFV)는 지난 28일 862억 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PFV는 신세계의 동서울터미널 개발을 수행하는 곳으로 신세계프라퍼티가 85.09%, HJ중공업(097230)이 9.91%, KDB산업은행이 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는 모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가 722억 원을, 2·3대 주주인 HJ중공업과 산업은행이 나머지 140억 원을 출자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이번 유상증자는 신세계프라퍼티가 HJ중공업에 지급할 터미널 부지 매입 대금 잔금을 내기 위해 이뤄졌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19년 HJ중공업 소유의 동서울터미널을 4025억 원에 사들이기로 한 뒤 계약금으로 30%인 1208억 원을 납부했고, 나머지 2817억 원은 중도금과 잔금으로 치를 예정이다. 잔금 납입 기한은 ‘2023년 말 이내’였지만, 전체 매매대금의 20% 해당하는 805억 원의 중도금 납부 기한은 6월 30일이다.

이번 중도금 납부는 표류하던 개발 사업이 재개되는 신호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동서울터미널 개발은 2000년부터 HJ중공업이 주도해 온 것으로 ‘신세계와 합작사(PFV) 설립’, ‘신세계의 터미널 부지 매입’으로 사업 주도권이 바뀌었다. 문제는 상생 대책을 요구하는 터미널 입점 상인들과 HJ중공업 간의 명도 소송을 비롯한 각종 법적 송사가 이어지며 사업에 진척이 없었다는 점이다. 답보 상태가 길어지며 한때 신세계가 개발을 포기하고 부지를 다시 팔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중도금 및 잔금 지급 일정 역시 당초 ‘2021년 이내’에서 ‘2022년 이내’, 다시 2022년 6월 30일(중도금), 2023년 이내(잔금)로 연기됐다. 업계에 따르면 상인들과 HJ 중공업 간에 여러 건의 소송이 총 3개로 나뉘어 진행됐는데, 5월 말로 모두 종료되면서 이번 중도금 납입도 기일 내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사진 제공=신세계

PFV는 지난해 8월 서울시에 사전협상 사업계획안을 제출해 둔 상태다. 사전협상제도는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 서울시와 민간 사업자가 개발 절차를 협의하는 과정이다. 협상이 완료돼야 인허가를 비롯한 다음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신세계 측은 사업계획안 제출 이후 지난해 하반기 서울시로부터 ‘보완 계획안 제출’을 요구받은 상태다. 동서울터미널 인근 버스 노선이 복잡해 별도의 전용 차로를 만드는 등의 교통 관련 부분의 문제가 보완 사항으로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프라퍼티는 “(보완 요구를 받은 부분은) 조금씩 맞춰가며 논의 중”이라며 “관련 절차에 다시 속도를 내려 한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시와의 사전 협상 결과가 하반기에는 나와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진행 중”이라며 “이후 지구 단위 계획이나 건축 인허가 등의 절차도 많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최근 리뉴얼한 홈페이지에는 동서울터미널 개발을 ‘서울 동북권 최대 규모의 한강변 랜드마크’ 프로젝트로 소개하고 있다. 터미널, 오피스, 쇼핑몰, 문화시설이 들어서는데, 쇼핑몰은 스타필드 입점이 유력하다. 일각에서는 부지가 작아 스타필드가 아닌 스타필드 빌리지의 입점을 예상하기도 하지만, ‘서울 동북권 최대 규모’라는 상징성과 동서울터미널의 입지 및 복합환승센터라는 정체성을 고려할 때 스타필드 쪽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현재 서울 시내 유일한 스타필드인 코엑스점의 경우 기존 코엑스몰을 인수해 이름을 바꿔 운영 중이기에 동서울터미널에 스타필드가 들어서면 사실상 ‘서울 첫 스타필드’라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다.

여기에 코로나로 움츠러들었던 유통 강자들이 잇따라 '오프라인 사업 확대'를 강조하고 신규 출점 및 리뉴얼에 힘을 싣고 있어 신세계의 이번 사업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5월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을 목표로 앞으로 5년간 20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총 투자액의 절반이 넘는 11조원을 오프라인에 투입하기로 했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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